文대통령 ‘사실상 종전선언’ 규정…비핵화 협상 창조적 해법 이어질까

  • 뉴시스
  • 입력 2019년 7월 2일 18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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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문서상 서명 아니지만 사실상의 적대 관계 종식"
'트럼프 트윗으로 세계 감동'…文 '외교적 상상력' 강조
판문점 회동 후 남북미간 '깜짝 이벤트' 기대감 커져
김정은 방미, 유엔총회 연설, 남북미중 평화협정 등 거론
비핵화 협상 의제, 제재 해제→안전 보장 전환 가능성도

문재인 대통령이 6·30 판문점 남북미 회동을 사실상의 종전 선언으로 규정했다. 문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즉흥적인 트윗 메시지를 계기로 성사된 이번 회동이 ‘상식을 뛰어넘는 산물’이라며 우리 정부에도 상상력을 발동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와 북미가 향후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 구축 과정에서 어떤 창조적 해법을 내놓게 될지가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2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지난달 30일 열린 남북미 회동, 북미 회담과 관련, “남북에 이어 북미 간에도 문서상의 서명은 아니지만 사실상의 행동으로 적대관계의 종식과 새로운 평화 시대의 본격적인 시작을 선언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은 6·30 판문점 회동을 ‘사실상의 북미간 종전선언’이라고 규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9월 평양을 방문해 9·19 군사합의를 체결하면서 이를 남북간의 ‘사실상의 종전선언’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특히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특별한 경호 없이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한 땅을 밟은 점, 정전협정 66년 만에 사상 최초로 당사국인 북한과 미국의 정상이 군사분계선에서 두 손을 맞잡은 점 등을 높이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세계를 감동시킨 북미 정상 간의 판문점 회동은 트럼프 대통령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파격적인 제안과 김 위원장의 과감한 호응으로 이뤄졌다”며 “그 파격적인 제안과 과감한 호응은 상식을 뛰어넘는 놀라운 상상력의 산물”이라고 평가했다.

또 “상상력은 문화예술이나 과학기술 분야뿐 아니라 정치·외교에도 못지않게 필요하담”며 “특히 중대한 국면의 해결을 위해서는 상식을 뛰어넘는 상상력이 필요하다.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이라는 실로 어려운 역사적 과제의 해결을 위해서도 끊임없는 상상력의 발동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판문점 회동과 북미 비핵화 실무 협상으로 이어진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처럼 우리도 한반도 문제를 푸는 과정에서 기존의 상식을 깨는 발상을 해볼 필요가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이번 회동을 계기로 향후 한반도 주변국들 사이에서는 기존에 상상하기 어려웠던 깜짝 이벤트가 성사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우선 김 위원장의 미국 방문 가능성이 거론되기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판문점에서 ‘김 위원장을 미국으로 초대할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나는 그를 지금 당장 백악관으로 초청하겠다”고 밝혔다. 또 “아직 조율할 부분이 많지만 원하면 언제라도 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선 전 “김정은이 미국에 온다면 햄버거를 먹으면서 핵 협상을 할 것”이라고 말한 적도 있다.

일각에서는 북미 비핵화 협상이 진전될 경우 김 위원장이 9월 뉴욕을 방문해 유엔총회 연설을 하거나 워싱턴에서 북미 정상회담을 하면서 ‘정상국가의 지도자’로서 국제 무대에 데뷔할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 경우 남북미중이 한 자리에 모여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장면이 연출될 수 있다는 상상력도 동원된다. 최근 비핵화 협상에 테이블에서 제재 완화 대신 안전 보장 방안이 논의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지난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에서 ‘영변 핵시설 폐기’와 ‘제재 완화’를 놓고 협상을 벌이다 미국의 거절을 당했다. 이후 북한은 자력갱생 기조로 돌아섰고 제재 완화보다는 체제 안전이 우선이라는 메시지를 내고 있다.

문 대통령도 지난달 스웨덴을 방문, 의회 연설을 통해 북한 체제 안전 보장에 대해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은 완전한 핵폐기와 평화체제 구축 의지를 국제사회에 실질적으로 보여줘야 한다”며 “국제사회는 북한이 진정으로 노력하면 이에 대해 즉각적으로 응답할 것이다. 제재 해제는 물론이고 북한의 안전도 국제적으로 보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그동안 미국의 ‘제재 유지’ 방침을 의식해 추진하지 못했던 ‘개성공단’ 카드도 다시 꺼내들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30일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비무장지대(DMZ) 내 오울렛 초소를 방문한 자리에서 개성공단에 대해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눈앞에 빤히 보이는 개성공단이 남북 경제와 우리의 안보에 가져다주었던 긍정적인 효과에 대해서도 설명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의 설명에 특별한 반응을 보이진 않았다. 하지만 미국이 판문점 회동을 계기로 이전보다 유연한 태도로 돌아섰다는 점에서 조만간 개성공단과 금강산 재개를 위한 여건이 조성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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