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냉각기 우려하는 재일교포들 “文대통령이 관심 가져줬으면…”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6월 21일 14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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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은 2003년 일본 TBS에 출연해 일본 국민들과 직접 소통하기도 했습니다. 한국 대통령들이 일본 TV에도 출연하고, 동경대에서 연설도 하고 일본 국민에게 친선의 메시지를 보냈으면 좋겠습니다.”

지난달 초 일본 도쿄에서 기자가 만난 한국어 어학원을 운영하는 재일교포 A씨는 최근 냉각된 한일 관계를 푸는 한 방법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일본 국민과 소통하는 것을 제안했다. 28, 29일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 차 일본에 오는 문 대통령이 이번 기회를 한일 관계 개선의 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 그는 무엇보다 일본 국민이 문 대통령과 한국에 대해 갖고 있는 이미지가 상당히 나빠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일본 사람들 사이에서 문 대통령에 대한 인식이 상당히 안 좋다. 이는 결국 일본 미디어 탓의 크다”이라며 “신문 논조를 봐도 ‘문 정권은 위험하다’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다’는 얘기가 많다. 특히 아베 정권의 지지층이 문 대통령을 부정적으로 바라본다”고 했다.

한국을 바라보는 인식이 나빠질수록 재일 교포들은 현지 경제활동에도 영향을 받는다고 입을 모았다. A 씨의 경우 2015년 즈음 최고 1500명이었던 수강생은 현재 1200명 수준으로 떨어진 상황이다. 현지에서 가이드를 하는 B 씨는 “한일 관계가 안 좋아지면서 일거리가 많이 줄은 상황이다. 관계가 하루 빨리 개선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한일 관계가 안 좋아지면서 재일 교포에 대한 한국 대통령의 관심조차 줄어드는 것 같아 걱정이라고 했다. A 씨는 “이명박 전 대통령은 일본에 와서 교민 간담회를 했는데, 박근혜 전 대통령이나 문재인 대통령은 아직 교민 간담회를 한 적이 없다”고 했다.

K팝이 일본에서 인기를 모으면서 도쿄의 한인 타운인 신오쿠보(新大久保)에 일본 10, 20대가 몰려들면서 ‘신(新) 한류’까지 나온 것은 교민들에게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2004년 ‘겨울 연가’, 2010년 ‘소녀시대’ ‘카라’ 등의 2차 한류가 있기도 했지만 이후 한일 정치권 냉각되는 등의 이유로 한류란 말은 쏙 들어가기도 했다.

김기정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한일 관계가 안 좋다는 말들이 나오는데 지난해 양국 인적 교류는 1000만 명을 넘겼다. 엄격하게는 한일 정부간 관계가 나쁜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정부 간 (안 좋은) 관계가 한일 간 다른 부분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큰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

#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지원으로 작성됐습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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