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평화 헌신한 이희호 여사…남북 교류·협력 확대의 상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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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6월 11일 07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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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호 여사 별세] 2000년·2011년·2015년 세차례 방북
이명박 정부 시절 꽉 막한 남북관계 속 메신저 역할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향년97세)가 10일 별세했다. 사진은 2016년 9월 6일 서울 마포구 김대중도서관에서 이희호 여사. (뉴스1 DB)2019.6.11/뉴스1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향년97세)가 10일 별세했다. 사진은 2016년 9월 6일 서울 마포구 김대중도서관에서 이희호 여사. (뉴스1 DB)2019.6.11/뉴스1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희호 여사가 10일 별세했다. 이 여사는 미국을 유학을 다녀온 여성운동가 출신으로 생전 김 전 대통령의 민주화 투쟁의 동지이자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해 헌신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여사는 2000년과 2011년, 2015년 세차례 방북을 하며 남북대화의 물꼬를 트는 등 남북화해와 교류·협력 확대의 상징적인 인물이다. 그는 2000년 방북 당시 유치원과 조산원 등 시설을 방문했고, 북에 살고 있던 이화여고 시절 은사를 60년만에 만나기도 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김 전 대통령의 삶에는 고난과 역경을 함께 이겨낸 이 여사가 있었다”면서 ‘국민과 역사에 대한 믿음을 굳건히 지켜낸 동지’로 칭하기도 했다.

이 여사는 이후 이명박 정부 시절 꽉 막힌 남북관계 속 북한을 오가며 ‘메신저’의 역할을 했다. 고령의 나이임에도 남북관계 회복을 위해 헌신을 했다는 평가다.

특히 2011년 김정일 전 국무위원장 사망 당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육로로 북한을 방문했다. 민간 차원의 방문이었지만 사실상 정부를 대신했다. 이 여사와 현 회장은 상주이자 후계자였던 김정은 당시 부위원장과 인사를 나눴다. 김 위원장이 남측 인사를 만난 건 이때가 처음이었다. 이후 인도적 지원을 위해 2014년 방북을 재추진했지만 고령의 나이 등을 이유로 무산됐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 들어서 역시 경색된 남북 관계 속에서도 이 여사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3주기를 맞아 추모 화환을 보냈고 북측에서는 이 여사에게 친서를 전달하기도 했다.

이 여사는 이듬해인 2015년 94세의 나이로 다시 한번 방북했다. 이 과정에서 괴단체가 이 여사가 탑승할 이스타항공 여객기를 폭파시키겠다고 하는 등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 여사는 방북에 나섰고 “남북이 앞으로도 계속해서 대화와 왕래와 교류협력의 길이 됐으면 한다”는 뜻을 전하기도 했다.

이 여사는 3번째 방북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만남을 성사되지는 못했지만 정부에서는 이 여사의 방북 자체가 하나의 메시지가 될 수 있다고 하는 등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비록 이 여사의 방북이 남북관계 진전을 가져오지는 못했지만 경색된 관계 속 민간 차원에서 이 여사의 개인 역량으로 남북 대화를 이어오는 역할을 했다는 것은 여야가 모두 인정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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