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대화 기조 유지하면서 강공…‘발사체 국면’ 정리 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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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5월 9일 10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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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그들도 원치 않는 방향’ 언급하며 대화 의지 간접 피력
韓美, 분석 결과 발표 톤에 주목…식량지원 국면 전환 예상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4일 동해상에서 전연(전방) 및 동부전선 방어 부대들의 화력타격훈련을 참관하는 모습. (노동신문) / 2019.5.5 © 뉴스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4일 동해상에서 전연(전방) 및 동부전선 방어 부대들의 화력타격훈련을 참관하는 모습. (노동신문) / 2019.5.5 © 뉴스1
북한이 지난 4일 발사한 ‘발사체’와 관련한 국제사회의 여론에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강공을 이어가되, 대화 기조는 유지하는 모양새다.

북한은 전날 외무성 대변인과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 형식을 빌려 이번 ‘발사체’ 발사가 정상적인 군사 훈련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이 자신들의 군사 도발에 대해 ‘훈련’을 주장하고 나선 것은 처음이 아니다. 다만 이번 입장에서는 “지역정세를 격화시킨 것이 없다”라며 논평에 가까운 주장을 펼친 점이 이례적이다.

군사 훈련에 대해 외무성이 나서 입장을 밝힌 것도 짚고 넘어갈 부분이다. 비록 같은 날 북남 장령급(장성급) 군사회담 대표단 명의의 입장이 추가로 나왔지만 외무성을 통한 첫 입장이 나온 것은 북한이 이번 사안을 비핵화 협상 국면에서의 이벤트로 이해하고 있음을 보여 주는 부분이다.

북한이 한미 군 당국이 공식적으로 이번 발사체에 대한 분석을 발표하기 전에 관련 입장을 냈다.

군사 도발에 따른 한미의 결과 발표 후 이를 비난하며 부인하는 과거 행보와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인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북한의 행동을 전반적인 대화 국면 기조에 맞춘 것으로 풀이한다. 이는 북한의 입장문을 보면 맥락을 찾을 수 있기도 하다.

북한은 외무성 대변인 답변에서 “우리는 지금까지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중대한 전략적 결단을 요구하는 조치들을 주동적으로 취한데 대해, 그리고 그에 대한 응당한 상응조치들이 취해지지 않아 6.12 조미(북미) 공동성명 이행이 교착상태에 빠진 것과 관련해 최대한의 인내심을 발휘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신년사 등에서 언급된 ‘새로운 길’로는 아직 가지않을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북한은 또 “일부 세력들이 그 누구의 충동을 받아 우리를 무턱대고 걸고 들면서 우리의 자주권, 자위권을 부정하려 든다면 우리도 그들도 원치않는 방향으로 우리를 떠미는 후과를 초래할 수 있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구체적으로 설명을 하진 않았지만 ‘우리도 원치 않는 방향’이라는 언급을 통해 지난 1년 간 이어진 대화 국면에서 나올 의사를 아직 없음을 시사한 셈이다.

한편으론 북한이 대북 식량지원을 의식해 ‘발사체 발사’ 국면을 빠르게 벗어나기 위해 입장을 발표했을 가능성도 있다.

발사체 발사와 즈음해 정부의 대북 식량지원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자 북한이 판을 깨지 않기 위해 출구전략 차원에서 입장을 발표했을 가능성이 있다.

비난조이긴 하나 “대단히 불쾌하고 유감스러우며 경종을 울린다”라는 정도의, 과거에 비하면 낮은 수위의 표현을 쓴 것과 전반적인 차원에서 대화 기조 유지를 위한 표현을 고른 것은 곧 있을 한미의 분석결과 발표에 영향을 주기 위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4일 북한의 발사체 발사 이후 한미의 스탠스는 이번 사안을 북한의 도발로 규정하거나, 발사체를 미사일로 규정해 대북 압박 혹은 강경책을 펼치려는 의도는 없어 보인다.

한 정부 당국자는 “이번에 북한이 발사한 발사체에 대한 분석 결과를 발표하기는 할 것”이라며 “한미 간 공동의 조율된 입장이 필요하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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