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년 만의 베트남 공식방문인데…김정은 얼굴엔 수심 가득

  • 뉴시스
  • 입력 2019년 3월 1일 22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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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궁 환영식 행사 동안 굳은 표정, 피곤한 기색
정상회담서도 건조한 어투…북미회담 결렬 영향 관측
베트남 주석도…공들인 북미회담 무위에 당혹 처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하루 만인 1일 베트남 공식 친선방문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모습을 드러냈다.

북한 지도자가 54년 만에 베트남을 방문해 정상급 만남을 가졌지만, 김 위원장의 얼굴에서는 전날 하노이선언 합의 실패의 여파가 가시지 않은 듯 밝은 기색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김 위원장은 오후 3시28분(한국시간 오후 5시28분)께 주석궁에 도착했다. 그는 차에서 내리자마자 기다리고 있던 응우옌 푸 쫑 베트남 국가주석과 의장대의 환영을 받았다.

김 위원장은 공식 친선방문을 준비한 베트남 정부 관계자와 인사하며 미소를 짓거나 국기를 흔드는 어린이들에게 손을 흔들어주기도 했지만, 환영식 행사 전반에 걸쳐 표정이 굳어 있었다.

베트남 정부가 마련한 국빈급 예우와 환대에 비해 김 위원장은 지나치게 경직돼 있었다. 김 위원장은 의장대 사열을 받으며 주석궁 앞에 깔린 레드카펫 위를 걷는 동안에도 손을 흔들거나 웃어보이지 않았다.

이어 진행된 북한-베트남 확대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은 베트남 정부가 북미회담 개최를 지원해준 데 대해 감사를 표하면서도 낮은 목소리와 건조한 어투를 유지했다.

김 위원장의 이날 표정, 말투, 걸음걸이 등에는 전날 북미회담 결렬의 영향이 있었을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과 미국은 전날 하노이 핵 담판에서 아무런 합의를 하지 못했음에도 대화 모멘텀은 유지하기로 했다. 그러나 양측 입장의 큰 간극을 확인해 협상은 당분간 냉각기를 가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천재일우의 기회를 놓쳤다” “이런 기회가 다시 미국에 차려질지에 대해 장담하기 힘들다”는 최선희 외무성 부상의 엄포로 볼 때, 비핵화 대화가 무위로 돌아갈 여지도 배제할 수 없다. 협상을 재개할지, 한다면 어떻게 재개할지에 대한 김 위원장의 고민이 다시 시작된 것이다.

쫑 주석도 이날 대체로 표정이 밝지 않았다. 베트남 정부가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유치하기 위해 큰 공을 들이고 막대한 예산을 들여 많은 준비를 했지만 아무런 합의없이 회담이 끝나면서 당혹스러운 처지가 된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하노이(베트남)=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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