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온다’ 도종환 “김정은과 무슨 얘기 나눴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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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4월 6일 10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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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사진=동아일보 DB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사진=동아일보 DB
평양 공연의 예술단장을 맡았던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우리 측 음악에 대해 북한 관객들의 반응이 과거와 달랐다고 밝혔다.

도 장관은 6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북한 방문이 일곱 번째라고 밝히며 "(북한 관객들이) 음악에 대해 이미 많이 알고 있더서 반응하는 게 달랐다.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를 비롯한 노래들에 대해 이미 알고 있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의 시장인) 장마당을 통해 (우리 측 노래가) 많이 유통된다. 단속을 해도 백지영의 노래를 이미 듣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일단 장마당이 많이 늘어나고 있고, 변하가 있다는 것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도 장관은 "그쪽에서 부르던 노래, 계몽기 가요라고 하는 30년대 이후의 우리가 이른바 대중가요라고 하는 노래들, '눈물 젖은 두만강'을 비롯해 그런 노래들의 선율에 익숙해져 있는 분들이라 락이라든가 백지영 씨의 노래처럼 강렬한 메시지를 던지는 노래, 높은 고음의 이선희 씨 노래, 레드벨벳 '빨간맛' 등이 낯설 텐데 그런 것들을 바라보는 눈빛이 과거와는 좀 다르구나 하는 걸 느꼈다"라고 말했다.

공연을 함께 관람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과 어떤 이야기를 나눴냐라는 질문엔 "주로 음악 얘기를 많이 했다. 가수들에게 대해 노래 끝날 때마다 궁금하니까 '저 가수는 남쪽에서 어느 정도의 가수냐', '이 곡은 어떤 곡이냐'라는 것에 대해 이야기했다"라고 말했다.

진행자 김어준이 "'빨간맛' 이게 어느 정도 인기 있는지 모르시지 않냐"라고 묻자 도 장관은 "저는 이미 다 듣고 준비해서 갔다. 이게 전 세계 16개국에서 차트 1위를 하고 1억뷰 정도 하고. 이 정도는 알고 간다. 노랫말도 어떤 게 좋은지 확인하고"라고 답했다.

이어 "또 조명을 쏘는 방식이 북한에서는 전혀 경험해 보지 못한 방식이어서 '조명도 가지고 왔냐'라고 (김 위원장이)물었다. 또 무용하면서 홀로그램 같은 걸 사용하니까, 그것도 물어보고"라고 덧붙였다.

도 장관은 "두 시간 동안 노래 끝나는 사이에 대화를 나눴다"라며 "먼저 남북교류에 문화예술교류와 체육교류가 앞장을 서자. 먼저 좀 남북교류가 잘될 수 있도록 하는 데 앞에 서서 역할을 하자는 얘기를 했다"라고 했다.

다음날 북한 김일국 체육상을 만난 도 장관은 올 여름 인도네시아에서 열릴 제18회 아시안게임에서 남북 선수단 공동입장을 추진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날 김 위원장 측이 도 장관에게 통일 농구를 오고 가며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는 말도 전했다.

도 장관은 "(김 위원장이)농구에 대해 관심이 있어서 미국 선수를 평양에 초청하고 하지 않았냐. 본인이 직접 통일 농구라는 이름으로 같이 했으면 좋겠다고 제안을 했었다. 일단 남북정상회담이 27일에 있으니까 끝나고 난 뒤 실무 논의를 하고 장관급 만남도 갖기로 했다"라고 말했다.

"혹시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내는 특별 메시지가 있었냐'라고 진행자가 묻자 도 장관은 "공개적으로 말씀드릴 수 없다"라고 말을 아꼈다.

'봄이 온다' 공연 중 눈물이 났던 공연에 대해 묻자 도 장관은 가수 강산에의 '라구요' 무대를 꼽았다.

도 장관은 "강산에 씨의 아버지가 (함경도)북청 분이신데 ('라구요'는) 아버지가 늘 평상시에 하시던 말씀이다. 흥남철수 때 내려오셔서 거제도로 해서 끝내 못 올라가시고 돌아가셨다. 그 어머니, 아버지가 보고 싶어 하던 '두만강 푸른 물에 바람 찬 흥남부두' 이런 가사가 나오지 않냐. 그 노래를 부르고 아버님 이야기를 하면서 강산에 씨가 울먹울먹하던 장면에 순간 체육관에 모인 1만 2000명 북한 주민들도 이 장면이 뭘 의미하는지를 아니까 울컥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강산에 씨가 결국 울었는데 격려의 박수들이 있었다. 이산가족의 슬픔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장면이라 울컥했다"라고 말했다.

옥류관 평양냉면 맛에 대해선 "두 그릇 먹었다"라며 "평양냉면 먹고 비빔냉면도 드셔 보시겠냐고 해서 조금만 달라고 했는데 맛있어서 두 그릇 먹었다"라고 밝혔다.

이어 "좀 맛이 다르고 북한 음식들이 담백하고 독특한 맛을 지니고 있어서 음식은 먹을 때마다 참 좋다. 특히 김치가 맛있다"라고 덧붙였다.

김소정 동아닷컴 기자 toysto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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