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LL기준 北 영토 3분의 1까지 출격… 미사일 기지 등 핵심표적 타격 검증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9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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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1B, 23일 밤 풍계리 코앞까지 북상

미군의 B-1B 전략폭격기(2대)와 F-15C 전투기(6대)가 최근 대북 무력시위 과정에서 한때 함경북도 풍계리 핵실험장과 130∼140km 떨어진 함경남도 신포 앞 동해상까지 올라간 것은 다목적 포석이 깔려 있다.

우선 무력시위 효과의 극대화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당시 B-1B와 F-15C는 북방한계선(NLL)을 음속에 가까운 속도로 넘은 뒤 원산 동쪽 350km 공해상(국제공역)까지 올라가 무력시위 비행을 하면서 한때 신포 동쪽 120∼150km 부근까지 북상했다. NLL을 기준으로 북한 영토의 3분의 1에 해당되는 지점까지 출격한 것이다. 정부 소식통은 27일 “휴전 이후 미 공군 전력이 이처럼 북한 깊숙한 곳까지 들어간 것은 처음”이라며 “북한이 초긴장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규모 타격 계획의 실전 검증도 고려됐을 수 있다. B-1B 등이 진출한 신포 앞 공해상에서는 풍계리 핵실험장,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 미사일 발사장 등 동해안의 주요 핵·미사일 기지는 물론이고 평양 주석궁 등 거의 모든 핵심 표적이 장거리 공대지미사일(AGM-158 JASSM·사거리 370km)의 사정권에 들어간다. B-1B 1대에는 이 미사일이 24발 장착된다. 2대로 50곳에 가까운 주요 표적을 순식간에 초토화할 수 있다. 군 소식통은 “B-1B 편대가 최대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동시 다발적 대북 타격 비행경로를 점검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B-1B 편대가 신포 잠수함 기지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 시설을 조준했을 가능성도 있다. 북한의 핵탑재 SLBM 개발 저지를 위해 신포의 관련 기지와 시설을 완파하는 작전계획을 실전처럼 검토했다는 것이다. 신포 기지에서는 SLBM을 3발 이상 탑재할 수 있는 3000t급 신형 잠수함도 건조 중인 것으로 군 당국은 보고 있다. 한편 유사시 대북 참수작전용 특수 항공기에 장착하는 적 미사일 교란 장비가 성능 시험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당국에 따르면 국방과학연구소(ADD)는 7, 8월 충남 안흥시험장에서 ‘지향성 적외선 방해장비’의 성능 테스트를 진행했다. 이 장비는 적이 쏜 미사일의 적외선 유도장치를 교란하는 전파를 쏴 경로를 벗어나게 만든다. 이번 시험에서 이 장비를 탑재한 비행체를 향해 발사된 여러 발의 요격 미사일이 추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
#b-1b#미군#전략폭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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