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원서 총기 사고, 북한 소행 아닌 도비탄 확률 높은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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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9월 27일 11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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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철원에서 일어난 육군 A일병(21) 총기 사망 사건과 관련해 군이 명확한 사인을 밝히지 못하고 도비탄에 맞아 숨졌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이에 군생활 경험이 있는 예비역들을 중심으로 27일 온라인에서는 갖가지 가설이 거론되고 있다.

먼저 가장 유력한 가설은 인근 사격장에서 날아온 총탄에 맞았을 가능성이다. 사격장의 사격지점에서 사고 발생 추정 위치까지의 거리는 400m 안팎이다. k2소총의 유효사거리가 600m이므로 거리상으로는 충분히 가능하다. 하지만 인근 부대에서 복무했다는 예비역들에 따르면, 사고지점이 사격장보다 아래쪽에 있어 정상적 사격이라면 튕겨서 맞지 않는 이상 각도상으로는 불가능하다. 이는 도비탄을 사인으로 추정한 군의 판단과도 비슷하다.

“조준 사격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으나 이는 납득이 안 되는 부분이 많다. 당시 사격 훈련을 하던 군인들은 A일병의 부대와는 다른 부대원들로, 원한관계 등의 직접적 관계가 있을것 같진 않다는 의견이 많다. 또 사고를 당한 A일병은 진지공사를 마치고 부대에 복귀하는 길이었다. 대개 진지공사는 평상복차림으로 하는 경우가 많고 방탄모도 착용하지 않을 뿐 아니라 실탄이 장전된 총기는 더더욱이 소지할 수 없어 동료 부대원이 조준 사격했다는 것도 말이 안된다는 설명이 있다.

그 외에 ‘북한 소행설도 있으나 이 역시 이해 안되는 것은 마찬가지. 사고지점에서 군사분계선까지의 직선거리는 약 12km다. 소총으로 저격할 수 있는 거리가 아니며, 행여 북한군이 직접 남하해 근거리에서 쐈다고 가정해도 “28명 중 한 명만 사살하고 갔을 리 없다”는 지적이 맞선다.

앞서 전날 오후 4시10분쯤 강원도 철원의 모 부대원 20여 명이 진지공사를 마치고 걸어서 부대에 복귀하던 중 A일병이 원인불상의 총탄에 맞아 숨졌다.

군 관계자는 27일 기자들과 만나 "이번 사건에 대한 초기 조사 결과, 숨진 A(22) 일병은 도비탄으로 인한 총상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도비탄(跳飛彈)은 총에서 발사된 탄이 바위나 돌 같은 딱딱한 물체에 부딪혀 튕기며 방향이 바뀌어 날아가는 탄환을 가리킨다. 사격훈련장에서 도비탄은 종종 발생하지만, 사격장 주변에 있던 사람이 도비탄에 맞아 숨지는 일은 매우 드물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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