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열도 통과 북한 미사일 발사, 美 와 대화 나서기 위한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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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8월 29일 09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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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29일 북한이 괌의 반대 방향이자 일본 열도를 통과하는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에 대해 “상당한 의미를 부여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날 YTN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에서 괌까지 한 3000km 정도 되는데, 이번 미사일의 탄착거리가 2700km인 것을 보면 괌 타격 능력을 간접적으로 시위하는, 과시하는 차원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괌의 반대 방향으로 미사일을 쏜 것에 대해 “북한 입장에서는 괌을 직접 겨냥하는 것은 워낙 위험부담이 크기 때문에. 그렇다고 해서 중국을 향하는 서해 쪽으로 쏠 수는 없다. 북한으로서는 최초로 일본 열도를 통과하는 미사일을 쏴 괌타격 능력을 과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은 지난 2009년 일본 열도를 통과하는 발사체를 쏜 바 있으나 당시에는 ‘인공위성’이라고 주장했고, 미사일로 인정한 발사체가 일본을 통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설명이다.

아울러 “일본인들을 상당히 심리적으로 위축시키는, 그걸 통해서 미일동맹의 균열도 노리는, 이런 부분도 포함돼있다. 이렇게 볼 수 있다”며 “북한으로서는 궁여지책이긴 하지만 어쨌든 일본열도를 넘겼다는 것 자체가 일본과의 상당한 부담스러운, 불편한 관계를 감수하는 차원에서의 행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또 이번에 북한이 순안 비행장 근처에서 발사한 것에 대해 “아시다시피 북한에 비행기를 타고 갈경우 다 순안 비행장으로 내리게 돼있다. 순안 지역에서 발표한 사례는 지금까지 한 번도 없다. 그것은 평양 주변에서도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는 것을 과시한 부분이라고 봐야할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어 “왜냐하면 평양 주변은 인구밀집 지역인데 평양 주변에서 쐈다는 것은 북한이 미사일의 기술적 완성도가 높다는 것을 보여주는 측면도 있다. 만약 발사했는데 공중폭발 했을 경우에 평양 상공에 낙하 된다면 심각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겠냐. 그렇게 본다면 기술적인 능력, 이런 부분들을 보여주는 측면도 있다고 봐야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오늘 발사는 상당한 의미를 부여할 수밖에 없다”며 “지금 미국 쪽도 북한이 추가적인 도발을 하지 않는다면 대화 쪽으로 간다. 이런 흐름이었는데, 오늘의 2700km 이것은 분명한 도발이다. 이렇게 봐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반대로 “또 하나의 측면을 본다면. 방향을 괌 쪽으로 잡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어쨌든 이것이 북한으로서는 미국의 태도변화 또는 대화를 촉구하는 히든카드로 쓰는 측면도 있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런 측면도 우리가 한편으로 예상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트럼프 정부가 갖고 있는 기본적인 입장 자체가 아주 일반화된 입장을 꾸준히 보여주어 왔던 게 아니기 때문에, 이번 미사일 발사는 다양한 측면에서의 여러 가지 영향을 줄 수 있는 부분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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