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한 정숙 씨’와 ‘은둔형 영부인’ 멜라니아…“달라도 너무 달라”

  • 동아닷컴
  • 입력 2017년 6월 30일 10시 26분


코멘트
사진=ⓒGettyimages /이매진스
사진=ⓒGettyimages /이매진스
29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 환영 만찬에서 처음 만난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걸어온 삶의 궤적이 매우 대조적인 것 못지않게, 부인 김정숙 여사와 멜라니아 트럼프가 걸어온 길도 달라 눈길을 끈다.

경희대에서 성악을 전공한 김정숙 여사는 졸업 후 서울시립합창단에서 활동했지만 변호사 일을 시작한 문재인 대통령을 따라 부산에 내려간 뒤부터는 내조에 전념했다.

김 여사는 앞서 문 대통령이 유신 독재 반대로 수감되고, 강제징집돼 특전사에 배치됐을 때, 사법고시를 준비할 때도 문 대통령의 곁을 지키며 뒷바라지를 했다. 7년 연애 끝에 두 사람은 1981년 결혼했다.

이와 달리 트럼프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는 슬로베니아 노보 메스토에서 태어났고, 180cm의 장신에 아름다운 외모를 앞세워 16세 어린 나이에 모델이 됐다. 뛰어난 몸매를 자랑했던 멜라니아는 하퍼스 바자, GQ 등 유명 패션 잡지의 커버를 장식했으며 섹시한 이미지를 어필하며 세미 누드 모델로도 활동했다.

멜라니아는 이탈리아와 프랑스, 미국에서 모델 활동을 하던 중 1996년 뉴욕의 한 파티에서 사업가였던 트럼프를 만났다. 이후 2005년 24세 연상인 트럼프의 세 번째 부인이 됐고, 이듬해 미국 국적을 얻었다. 그는 모국어를 비롯해 영어, 세르비아어, 프랑스어, 독일어까지 총 5개 국어에 능통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여사와 멜라니아는 성격도 매우 다르다. 김 여사는 ‘유쾌한 정숙씨’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활발한 성격의 소유자다. 한때 ‘반문(反文) 정서’가 퍼져있던 호남지역을 일주일에 한 번 이상 꼭 방문해 바닥 민심을 열심히 훑어 ‘호남특보’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다.

집에서 입는 평상복 차림으로 편하게 카메라 앞에 나타나는가 하면 자택을 찾아온 민원인을 “라면 먹자”며 손을 잡고 집으로 데리고 들어간 일화는 유명하다. 그러면서도 문 대통령이 새정치민주연합(더불어민주당 전신) 대표 시절, 주류-비주류 의원들 간 갈등이 폭발하면서 내홍에 휩싸였을 때, 김 여사는 최고위원들을 자택으로 초대해 직접 음식을 만들어 대접하고, 샴페인 선물에 손편지까지 써서 건넬 정도로 세심한 면모도 보였다.

반면 멜라니아는 패션모델 출신의 화려한 외모와 달리 ‘은둔형 퍼스트레이디’라고 불릴 정도로 내성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때 좀처럼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트럼프가 출마한 이후에는 언론 노출을 극도로 자제했으며 남편의 음담패설 녹음파일이 퍼졌을 때도 침묵을 지키다 “남편의 발언이 나에게도 모욕적이지만 용서해 달라”고 차분하게 대응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멜라니아의 조용한 성격 때문에 트럼프의 딸 이방카가 선거활동에 대신 구원투수로 투입됐다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의 행보도 매우 다르다. 김 여사는 지난 19대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특유의 붙임성으로 빛을 발했다. ‘풍찬노숙’을 마다치 않으면서 문 대통령 당선의 1등 조력자가 됐다. 문 대통령과 함께 공식석상에도 모습을 드러내며 소탈한 행보를 보여왔다.

멜라니아는 선거운동 기간 중에 갖가지 의혹과 추문에 휩싸이며 곤욕을 치렀다. 과거 미국 취업비자를 취득하기 전 7주간 약 10차례에 걸쳐 모델 일을 하며 2만56달러를 벌었다는 의혹이 불거졌고, 20년 전 찍은 전신누드 사진이 문제가 되기도 했다.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가 사용한 연설문 중 일부를 표절했다는 의혹 때문에 한동안 남편의 선거운동에 아예 모습을 감추기도 했다.

박진범 동아닷컴 기자 eurobeo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