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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정치

70년만에 역사속으로 사라지는 ‘신분상승 사다리’ 사법시험

입력 2017-06-22 03:00업데이트 2017-06-22 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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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정부때 폐지 추진… 문재인 정부서 완료 사법시험의 연원은 1947년 시작된 ‘조선변호사 시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시험은 1950년부터 ‘고등고시 사법과’로 이름을 바꿨다. 사법시험이라는 이름이 쓰이기 시작한 것은 1963년 대통령령으로 ‘사법시험령’이 공포되면서부터다. 처음에는 합격자 정원이 없는 상태에서 절대평가 방식으로 선발된 합격자 전원이 판사, 검사로 임용됐다.

그러나 합격자가 10명 미만에 불과해 ‘바늘구멍’이라는 비판이 일자 1970년부터 합격 정원제가 도입돼 매년 60∼80명을 뽑았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1982년 제24회 시험 때부터 합격자 수를 300명으로 늘렸고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도입 논의가 시작된 뒤 정부는 2001년 제43회 시험부터 합격자를 1000명가량으로 증원했다. 지난해까지 사법시험 합격자 수는 모두 2만765명이다.

그동안 사법시험에 대해 법전을 달달 외우게 하는 주입식 교육으로 법조인의 사고를 획일화한다는 비난이 끊이지 않았다. 또 합격자들이 반드시 거쳐야 하는 사법연수원의 기수 문화가 전관예우 등 법조 비리의 근원이라는 비판이 많았다. 우수한 인력을 고시 낭인으로 만든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사법시험을 대체하는 로스쿨 도입 논의는 법조계의 강한 반발로 진전이 더뎠다. 하지만 노무현 정부가 사법시험 폐지와 로스쿨 도입을 강하게 밀어붙였고 전국 40개 대학이 로스쿨 시설에 약 4000억 원을 투자한 뒤 2009년 전국 25개 로스쿨이 문을 열었다. 2015년 법무부는 사법시험 폐지를 2017년에서 2021년까지 유예한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로스쿨 등의 반발로 취소됐다. 결국 노무현 정부가 추진했던 사법시험 폐지가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완료되는 것이다.

하지만 사법시험 존치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여전하다. 마지막 사법시험 2차 시험이 시작된 21일 ‘사법시험 존치를 위한 고시생 모임’은 서울 영등포구 국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누구든 실력으로 법조인이 될 수 있도록 사법시험을 남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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