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시선/고성윤]안보위기, 시나리오별로 적극 대응해야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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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윤 국방분석가 한국군사과학포럼 대표
고성윤 국방분석가 한국군사과학포럼 대표
 우리에게 향후 2, 3개월은 안보적으로 매우 엄중한 시기라 할 수 있다. 대통령이 직무정지 상태라 권한대행 체제로서는 국제사회에서 주도적 역할을 수행하는 데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신정부가 본격적인 동북아·한반도 정책을 가동할 때까지는 현 상태 동결이 불가피하다. 북한의 경우 트럼프 출범 후 구체적 대북 정책이 나오기 전까지 도발(국지 도발, 핵실험, 미사일 발사)을 자제할 가능성은 있다. 그런데 중국은 탄핵 정국을 지켜보면서 차기 정부로 하여금 사드 배치를 철회하도록 강도 높게 요구할 것이다.

 돌이켜 보면 지난 4년간의 한반도 위기 요인은 그대로다. 향후 2, 3개월은 소강 상태일 것이다. 이는 마치 태풍의 눈 속에 한국이 들어가 있는 형국으로 잠시 고요하겠지만, 곧 태풍이 불어 닥칠 전조이기도 하다. 그러니 과도정부라지만 소극적인 상황 관리에만 매몰되어선 곤란하다. 예상되는 위기 시나리오별로 치밀한 대응 전략을 모색하고 이를 적극 추진하는 것이 옳다.

 예상되는 제1 위기는 한국을 배제한 채 북핵 동결과 정전협정 폐기를 연계한 북-미 간 평화협정 회담이 진행되는 경우다. 제2 위기는 북-미 간 회담 결렬로 미국이 일방적으로 선제공격 내지 예방 전쟁을 선택할 경우다. 제3 위기는 미국의 대북 강경 정책 선언 또는 회담 결렬 정국에 대응하기 위해 북한이 국지 도발이나 핵·장거리 미사일 도발로 나올 경우다. 제4 위기는 중국이 사드 배치를 압박하기 위하여 본격적으로 우리를 상대로 경제 제재를 감행할 경우다.

 이처럼 안보의 위기가 높아질 것은 자명하다. 이에 정부와 국방 안보 싱크탱크가 함께 할 일은 트럼프 인수위원회와의 인적 채널을 강화해 전략적 소통을 할 수 있어야 한다. 한미 관계의 상황을 우리의 시각에서 정확히 분석하고 평가하고 그 결과를 상대에게 설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러니 현 대통령 대행 과도정부의 최우선 임무는 미국이 어떤 시나리오를 택하든 우리가 ‘객(客)’이 되지 않도록 상황을 주도적으로 관리하는 것이다. 북핵 제거가 아닌 동결로 가서도 안 되지만, 남북 모두를 파멸로 내몰 재앙적 전쟁이 발발하지 않도록 상황을 관리하는 데 지혜와 역량을 모아야 한다. 그 어느 때보다 국가 안보 컨트롤타워의 정상적 작동이 절실한 때다.

고성윤 국방분석가 한국군사과학포럼 대표
#안보위기#도널드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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