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손잡은 韓-러… 사드 낯붉힌 美-中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9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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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 만난 푸틴 “평양의 핵보유 지위 용납못해”
시진핑은 오바마에 “사드, 한국 배치 반대” 날세워
G20 회의 개막… 5일 한중 정상회담서 ‘사드 담판’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중국 항저우(杭州)를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5일 오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한다고 청와대가 4일 밝혔다. 한중 정상회담은 7월 8일 한미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국 배치를 공식 발표한 이후로는 처음 열리는 것이다.

G20 정상회의는 2008년 11월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워싱턴에서 처음 열린 회의로 경제 문제를 주로 논의한다.

하지만 남중국해 문제와 관련한 미중 간 갈등, 사드 배치를 둘러싼 중국과 한미 간 갈등이 지속되는 가운데 열린 이번 회의에서는 동북아 정세를 뒤흔들 수도 있는 치열한 ‘안보 외교전’이 펼쳐지고 있다.

3일 항저우에서 열린 시 주석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회담은 이런 양상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시 주석은 “미국이 사드를 한국에 배치하는 데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의 전략적 안전 이익을 실질적으로 존중할 것을 미국에 요구한다”며 “각 당사국이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동을 피해 형세가 전환되도록 공동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오바마 대통령은 남중국해 문제와 관련해 유엔 해양법 협약에 따른 의무 준수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상설중재재판소 결정을 수용하라고 중국을 압박했다.

한중 정상회담도 사실상 ‘사드 담판’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 회담에서 사드 논란의 큰 가닥이 잡혀 냉각기에 있는 한중 관계의 전환점이 될지, 아니면 오히려 갈등의 확산으로 이어질지 기로에 서 있는 것이다. ‘북한의 핵 위협이 제거되면 사드 배치 필요성도 없어질 것’이라고 했던 박 대통령은 사드 배치는 자위권적 방어 조치라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박 대통령은 3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북핵 문제 및 경제 협력 등에 대해 논의했다. 박 대통령은 공동 기자회견에서 “날로 고도화되고 있는 북한의 핵과 탄도미사일 위협은 불과 수 분의 사정거리에 있는 우리에게는 삶과 죽음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책임 있는 정부라면 필요한 모든 조치를 강구해 나갈 수밖에 없는 것”이라며 우회적으로 사드 배치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리 두 나라는 평양의 자칭 핵 보유 지위를 용인할 수 없다”며 “한반도 핵 문제가 동북아에서의 전반적인 군사·정치의 (긴장) 완화 틀 내에서 해결돼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한-러 정상은 기자회견에서 사드 문제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

블라디보스토크·항저우=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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