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F 의장성명 “北 핵실험 우려”… 사드는 빠져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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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장관회의 폐막 하루만에 채택

26일 개최된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 최종 결과물인 의장성명이 27일 발표됐다. 참가국들은 의장성명을 통해 북한의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발사 등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북한과 중국 등 일부 국가가 집요하게 요구했던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의 한반도 배치 문제는 의장성명에 반영되지 않았다.

ARF 회의 의장국인 라오스가 이날 발표한 의장성명은 “장관들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들을 위반한 북한의 1월 6일 핵실험, 2월 7일 로켓 발사, 7월 9일 탄도미사일 발사를 포함한 한반도의 현 상황 전개에 우려를 공유했다”고 밝혔다. 이어 성명은 “장관들은 이 지역의 평화와 안보의 중요성을 재확인하고, 평화적 방식의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의 지지를 재언급했다”고 강조했다.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제언도 담았다. 성명은 “대부분의 장관은 평화로운 방식으로 한반도 비핵화에 추가 진전을 이룰 수 있도록 6자회담의 조속한 재개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공동의 노력을 경주할 것을 촉구했다”고 덧붙였다. 북한이 주장했던 한미 연합훈련 비판, 인권유린에 대한 김정은 책임론 배격 등은 일절 반영되지 않았다.

의장성명 초안에 포함됐던 사드와 관련한 껄끄러운 대목이 최종 성명에서 빠진 것도 주목된다. 정부 당국자는 “사드 배치 결정이 한미 공동의 결정이기 때문에 한미가 모두 ‘한 대표단’처럼 입장을 개진했고 우방국들이 도움을 줬다”고 설명했다. 특히 북한과 가까운 라오스가 의장국인 가운데 나온 결과라는 점에 정부는 의미를 두고 있다. 이날 발표된 아세안+3(한중일) 외교장관회담 성명에도 사드 문제는 포함되지 않았다. 이용호 북한 외무상은 이날 하루 종일 숙소인 돈찬 팰리스 호텔에 칩거하면서 애를 태운 것으로 알려졌다.

ARF 의장성명은 2014, 2015년 모두 회의가 폐회된 뒤 나흘 만에 채택됐다는 점에서 올해 하루 만에 성명이 채택된 것은 이례적일 정도로 신속한 움직임으로 평가된다. 총 36개 항으로 이뤄진 의장성명은 아세안 국가의 단합을 다룬 1∼7항 바로 다음의 첫 항인 8항에서 북한 문제를 다루는 등 북한 이슈에 큰 비중을 뒀다.

남중국해 문제와 관련해 의장성명은 “평화와 안정 유지, 항행과 상공 비행 자유의 중요성을 재확인했다”는 수준에서 다뤘다. “남중국해에서 점유 행위 지속에 우려가 있었다”는 대목도 있지만 주체를 밝히지 않아 중국을 겨냥한 것인지 불분명하게 마무리됐다.

한편 북한 이 외무상이 26일 기자회견에서 5차 핵실험 등을 위협하고 남북 관계 악화 책임을 남쪽에 전가한 것에 대해 박수진 통일부 부대변인은 27일 “현재 상황에서는 (대북) 제재가 가장 실효적이고 핵심적인 수단”이라고 대응했다.

비엔티안=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
#arf#아세안지역안보포럼#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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