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호 북한 외무상 “비핵화는 하늘로 날아갔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27일 00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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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 도착 이틀 만에 기자회견 … “5차 핵실험은 미국에 달려있다”

이용호 북한 외무상은 26일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기자들과 만나 5차 핵실험 가능성을 공개 언급했다. 한반도에 배치될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에 대해서는 “과녁대상이 될 수 있다”며 타격 가능성도 밝혔다.

한반도 정세 악화의 책임은 미국에 있으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에 참가하기 위해 24일 비엔티안에 도착한 이 외무상이 기자들 앞에서 한반도 문제를 직접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국립컨벤션센터(NCC)에서 ARF 회의에 참석한 뒤 기자회견을 자청해 “지금 정세를 악화시키는 요인은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이라며 일련의 북한 주장을 반복했다. 한국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ARF 회의에서 “미국의 추종자들에 대해서는 구태여 언급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고 밝힌 것에 비춰 의도적으로 한국을 무시한 것으로 관측된다. 이날 ARF 공식일정은 끝났지만 그는 28일까지 머물며 외교 접촉을 모색할 예정이다.
다음은 이 외무상과 기자들의 일문일답.

(모두발언)
“많이 기다리게 해서 안됐다(미안하다). 이번 회의에 온 우리 취지에 대해서 간단히 말하겠다. 한마디로 말하면 조선반도 정세에 국제사회가 주목을 좀 돌리게끔 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지금 정세가 심상치 않게 악화될 수 있는 상태에 있다.”

“원래 올해 우리나라(북한)에서는 7차 당대회가 진행됐다. 이 대회에서 중요하게 두 가지 정책적인 방향이 제시됐다. 하나는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이다. 다른 하나는 우리 조국통일위원회에서 북남(남북)관계를 대화 협상관계로 완화시키고 개선해나가자, 그 두 가지였다.”

“이 두 가지 과업을 수행하자면 무엇보다 필요한 게 평화다. 평화적 환경. 그런데 지금 정세가 다르게 흐르고 있다. 그래서 이 문제에 대해 국제사회의 주의를 환기시키고, 국제사회 협력을 받아보자고 해서 왔다. 지금 정세를 악화시키는 요인은 미국이 대조선 적대시정책이다.”

“정책이 점점 더 극심해지고 있는 게 기본 문제다. 군사적 압박 핵위협의 증대에서 그 실례를 찾아볼 수 있다. 두 번째로 우리 경제발전을 억제하기 위해 경제봉쇄를 시도하는 것에서도 찾아 볼 수 있다.”

“최근에는 이른바 인권문제를 걸고 우리 최고존엄까지 모독하면서 최대의 적대행위를 감행하는데 이르렀다. 이것은 결국 우리와의 공존을 거부하고 모든 대화의 문을 닫아낸다는 선전포고와 다름이 없다. 그래서 이번에 제가 연설에서 언급했지만, 해결책에 대해서 우리 입장을 밝혔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김정은 위원장은 당대회에서 미국이 대조선 적대시정책을 철회하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고 남조선에서 모든 무장장비와 군대를 철수해야 한다고 천명했다. 이것이 우리로서는 유일한 방도라고 생각한다. 다음 이번 회의에서 유엔 안보리 이사회 결의에 대한 언급들이 더러 있었다. 그것에 대해 간단히 한마디 하겠다.”

“유엔 안보리 이사회 결의를 우리가 왜 받아들일 수 없으며 인정할 수 없으며 왜 그것을 배격하는가? 기본은 무기시험, 우리가 핵실험을 했다고 그런 소리가 나왔다. 핵실험이자 무기시험이다. 모든 나라가 다 한다. 무기시험 자체가 국제평화와 안전에 대한 위협이 되는가 안되는가 하는 문제다.”

“위협이 된다면 당장 안보리가 취급을 해야 하고 그렇지 않다면 유엔 안보리가 취급할 필요가 없다. 만약 위협이 된다면, 된다면 핵실험을 한 모든 나라가 취급돼야 한다. 그런데 그렇지 않고 유독 우리나라에 대해서만 이런 소리가 나왔다. 그것을 어떻게 인정하는가? 이상이다.”

(일문일답)

문: 일본과 회담은 갖지 않았나?
답: 이번 기간에 여러 쌍무접촉 진행했는데 특정적으로 어느 나라하고 했는가 안 했는가에 대해선 외교상 사정이 있기 때문에 밝히지 않겠다.

문: 추가 핵실험 전망은?
답: 우리가 추가적인 핵실험을 하는가 마는가는 전적으로 미국 태도 여하에 달려있다.

문: 중국과 회담 결과는?
답: 중국과는 정상적 의사소통 일환으로서 이번에 중국 외교부장을 만났고, 쌍무관계 문제를 기본으로 토의했다.

문: 남쪽 타격…(잘 안들림)
답: 남조선의 미국의 핵전략자산들이 들어오고, 핵보유국 미국의 무력이 있거나 이런 경우에 아무래도 그런 대상에 대해서는 과녁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핵무기와 관련한 우리 입장은 명백하다. 책임있는 핵보유국으로서, 우리가 실질적 위협을 당하지 않는 한 핵보유국으로부터 침략의 위협을 당하지 않는 한, 함부로 사용하지 않을 것이다.

문: 사드 배치에 대한 입장은?
답: 우리 입장은 이미 밝혔다. 미국의 핵전략 자산이다. 또 하나가 조선(한)반도 남부에 들어오게 된다. 이게 전부가 아니다. 핵잠수함, 핵폭격기, 최근 빈번히 들어오고 있다. 이것에 대처해서 우리가 준비하지 않으면 다른 나라들처럼 그렇게 될 수 있다.

문: 북일관계 관련 (잘 안들림)
답: 스톡홀름 합의는 일본 측이 먼저 깼다.

문: 남측과 접촉은 왜 안했나?
답: 북남(남북)관계를 대화 협상의 방법으로 풀기 위해서 대화제안을 많이 했지만 거부당했다. 모두. 현 시점에서 남조선 측이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본다.

문: 6자회담에 대해서 한 마디 해달라
답: 6자회담은 조선반도 비핵화를 위해 나온 거였는데 조선반도 비핵화 자체가 미국에 의해 이젠 하늘로 날아간 거나 같게 됐다.

비엔티안=조숭호기자 sh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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