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밸리로 일자리 확대… ‘청년들 돌아오는 전남’ 탈바꿈”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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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6기 광역단체장 취임 2년 릴레이 인터뷰]이낙연 전남도지사

19일 전남 나주시 빛가람혁신도시 전망대에서 이낙연 전남도지사가 본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일주일에 한두 번 혁신도시를 찾는다는 이 지사는 “빛가람혁신도시는 농수산업 중심의 전남 산업지도를 첨단산업과 신재생에너지 중심으로 바꾸는 변화의 발원지”라고 말했다. 나주=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19일 전남 나주시 빛가람혁신도시 전망대에서 이낙연 전남도지사가 본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일주일에 한두 번 혁신도시를 찾는다는 이 지사는 “빛가람혁신도시는 농수산업 중심의 전남 산업지도를 첨단산업과 신재생에너지 중심으로 바꾸는 변화의 발원지”라고 말했다. 나주=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청년이 돌아오는 전남.’

이낙연 전남도지사(64)가 2년 전 취임하면서 내건 도정 목표다. 이 지사는 오래전부터 전남이 ‘늙은 어머니’를 닮아간다고 여겼다. 늘 따뜻하고 그립지만 점점 작아지고 약해지는 것을 보면서 들었던 생각이다. 그래서 활기와 매력과 온정이 넘치는 고장으로 탈바꿈시키고 싶었다. 그게 바로 ‘청년이 돌아오는 전남’이다. 그런 노력이 하나둘 결실을 맺으면서 전남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전남도는 5월 고용노동부가 주관한 ‘전국 자치단체 일자리 대상 시상식’에서 243개 자치단체(광역 17·기초 226곳) 중 1위(종합 대상)를 차지했다. 타 시도에 비해 산업적으로 뒤처져 있는 전남이 일자리 창출 종합대상을 받은 것은 이례적이다. 14개 공공기관이 입주한 빛가람혁신도시는 전남의 산업지도를 바꿔 놓았다. 첨단산업과 신재생에너지 중심지로 도약하면서 ‘청년이 돌아오는 전남’의 성장동력이 됐다. 매력도 커지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남을 다녀간 관광객은 3969만 명이었다. 경기도에 이어 전국 2위다.

―전남이 일자리 창출 분야에서 1등을 차지한 비결은….

“지난 1년 사이에 전남의 취업자가 1만5000명 늘었는데 이 중 청년 취업자가 3000명이다. 농어업 분야 취업자는 줄고 제조업은 늘었다. 전남의 산업구조가 변화하고 있다는 신호다. 취임하면서 일자리 전담부서인 ‘일자리정책실’을 만들었다. 부서별로 ‘일자리 목표제’를 도입하고 관련 예산을 대폭 늘린 것도 효과를 봤다.”

―‘청년이 돌아오는 전남’을 도정 최우선 목표로 내세운 이유는….


“쉬운 목표가 아닌 줄 안다. 하지만 그런 목표가 없다면 전남의 미래를 보장할 수 없다. 지금처럼 청년은 떠나고 노인만 남으면 거대한 양로원처럼 될 수도 있다. 그래서 모든 행정이 ‘청년이 돌아오는 전남’이라는 목표에 포커스를 맞추고 성과를 내도록 독려하고 있다.”

―빛가람혁신도시에 조성하고 있는 에너지밸리는 어떤 곳인가.

“전남도, 한국전력, 광주시가 손잡고 빛가람혁신도시 주변에 2020년까지 에너지 기업 500개를 유치해 특화단지를 만드는 것이다. 올해 말까지 100개 기업 유치가 목표였는데 5월 말에 133개를 유치했다. 투자협약을 하다 보면 실제로 투자로 이어지는 비율이 3년 안에 절반이 채 되지 않는다. 그런데 놀랍게도 지난해 1월부터 올 5월까지 133개 기업 가운데 70개가 투자를 했다. 양질의 일자리가 많이 늘어나 전남으로서는 큰 행운이다.”

―올해부터 ‘남도문예 르네상스 프로젝트’를 본격 추진하고 있는데….

“남도를 예향이라고 하는데 경제가 위축되고 사람이 떠나면서 그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예향의 자긍심을 살리고 문화예술이라는 미래형 산업으로 키우기 위해 프로젝트를 구상했다. 2018년에 국제수묵화비엔날레를 개최할 예정이다. 지역의 정자와 누각을 정비·복원하고 네트워크화하는 작업도 한다. 전남이 김인, 조훈현, 이세돌 국수 등 3명을 배출한 ‘국수의 고장’인 만큼 바둑박물관을 건립해 바둑의 모든 것을 보여주겠다. 도내 10대(代) 이상 종가 34곳을 중심으로 가옥, 예법, 음식 등을 보존하고 전승하는 사업도 추진한다.”

―‘100원 택시’ 등 서민 배려 시책이 눈에 띈다.

“버스가 안 들어오는 오지 벽지마을 주민들이 택시비 100원만 내면 버스 정류장이나 면소재지까지 갈 수 있다. 전남 19개 시군 645개 마을에 100원 택시가 운행될 정도로 만족도가 높다. 농번기에 여성 농업인의 일손을 덜어주는 마을 공동 급식도 호응이 크다. 전국 최초로 신협중앙회와 업무협약을 맺고 영세상인의 일일수납대출(일명 일수대출) 금리를 평균 14.8%에서 5.9%로 낮추는 등 26개 생활밀착형 복지를 발굴해 시행하고 있다.”

―현재 더불어민주당 소속인데 지난 총선에서 대거 당선된 국민의당 의원들과 불편하지는 않나.

“같은 정당이었으면 한 정당한테만 도움을 받을 텐데 3개 정당한테 모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손은 두 개인데 떡은 3개를 가지게 된 것 아닌가(웃음). 선거가 끝난 뒤 더불어민주당 당선자 123명 전원에게 호남 참패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달라는 서한을 보낸 적이 있다. 호남인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알고 그걸 해결해 주도록 당부했다. 정권 교체는 호남만으로도 안 되고 호남 없이도 안 된다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말씀을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꼭 기억했으면 한다.”

:: 이낙연 전남도지사 ::

전남 영광에서 태어났다. 광주일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1979년 동아일보에 입사해 도쿄특파원, 국제부장 등을 거쳤다. 2000년 정계에 입문해 16대부터 내리 4선에 성공했다. 초선 때 대변인 두 차례, 2002년 대선 때 선대위 대변인, 당시 노무현 대통령 당선인 대변인, 2007년 대선 때 당 대변인을 지내는 등 무려 5차례나 대변인을 맡아 ‘5선 대변인’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언론인 시절 쌓은 인맥을 바탕으로 한일의원연맹 간사장, 수석부회장을 역임했다.

나주=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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