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전파는 공중표적 향해 직진… 주민피해 가능성 없어”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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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성주 배치 확정]전문가가 말하는 오해와 진실
“주변 전자파도 100m 밖은 안전… 위험거리 사드 5배인 그린파인
3년째 운용… 피해 사례 안나와”

국방부가 경북 성주 지역에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를 확정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인터넷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일명 ‘사드 괴담’이 확산되고 있다. 불임의 원인이 되고 암에 걸릴 확률도 높아진다는 이야기 등이다.

그러나 전파 전문가들은 이런 괴담엔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일축한다. 사드 전자파가 위험하다면 한국군이 운영하고 있는 고출력 레이더 대부분이 위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군뿐만 아니라 민간에서도 인공위성 안테나 등 다양한 전파 장비를 운영하고 있다.
○ 400m 떨어지면 출력 64분의 1로 줄어

성주 포대서 바라본 마을 국방부가 미국의 사드 체계를 경북 성주군에 배치하겠다고 확정 발표한 13일 한
 주민이 사드 배치 용지로 확정된 경북 성주군 성산리의 공군 호크미사일포대의 입구에서 산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다. 성주=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성주 포대서 바라본 마을 국방부가 미국의 사드 체계를 경북 성주군에 배치하겠다고 확정 발표한 13일 한 주민이 사드 배치 용지로 확정된 경북 성주군 성산리의 공군 호크미사일포대의 입구에서 산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다. 성주=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전기가 흐르면 주변에 에너지의 파장이 생긴다. 이런 파장을 통신이나 레이더 장치에 이용하면 전파, 주변에 의도치 않게 흘러나오면 전자파라고 부른다.

강력한 전파가 필요한 레이더도 마찬가지다. 적기를 탐지하는 주 전파는 메인 노브, 주변으로 흘러나오는 전자파는 사이드 노브로 구분한다. 메인 노브는 하늘을 향해 직진하기 때문에 지상이 위험할 우려는 거의 없다. 의도치 않게 흘러나오는 사이드 노브의 전자파 강도는 메인 노브의 수십 분의 1 수준이어서 100m만 벗어나 있으면 인체에 해가 없다.

물론 강력한 전파는 인체에 해를 끼칠 수 있다. 전파로 음식을 조리하는 전자레인지를 생각하면 알 수 있다. 대형 레이더 메인 노브 바로 앞에 서 있을 경우 체액이 끓어올라 치명적인 손상을 입을 수 있다.

그러나 사드에서 흘러나온 전자파가 인체에 영향을 미치기는 힘든 여건이다. 거리가 멀어지면 강도가 급격히 약화되기 때문이다. 익명의 방위산업체 레이더 전문가는 “전파는 거리가 200m 멀어질 때마다 강도가 8분의 1로 줄어들기 때문에 400m 떨어지면 64분의 1로 주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 국내 도입 전파 장비 지금까지 대부분 안전

인체에 영향을 미치는 거리, 탐지거리 등으로 비교할 때 사드와 비슷하거나 그 이상의 출력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레이더는 이미 국내에도 상당수 도입돼 있다. 대표적인 것은 ‘슈퍼그린파인’ 대공 레이더다. 북한의 미사일 공격 시 패트리엇 요격미사일을 발사할 목적으로 우리 군이 구입한 것으로 인체 위험거리가 사드의 5배인 500m, 최대 탐지거리는 900km 달한다. 2013년에 도입됐지만 현재까지 이 장비로 건강에 위해를 입은 사례는 알려지지 않았다. 고출력 레이더는 민간에서도 볼 수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이 운영하고 있는 인공위성 관제용 안테나는 100kW 정도로 군용 레이더보다는 약하지만 지상 3만6000km에 떠 있는 정지궤도 위성과도 통신할 수 있다. 박덕종 항우연 지상체계개발팀 선임연구원은 “1999년부터 운영해 왔지만 안테나 바로 옆에 가지 않는 한 큰 문제는 없다”고 설명했다.

전승민 동아사이언스 기자 enhanced@donga.com
#사드#주민피해#전자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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