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 배치, 방어범위 가장 넓어… 軍 “수도권은 PAC-3가 적합”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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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성주 배치 확정]사드배치, 왜 성주인가

국방부가 13일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의 최적지로 경북 성주 지역을 최종 확정한 것은 철저히 북핵에 대비하기 위한 군사적 효용성에 따른 것이라는 게 군 당국의 설명이다. 왜 수도권 방어를 할 수 없는 성주가 최적지라는 것인지, 타당한 판단인지 조목조목 짚어본다.

①칠곡 등 후방 병참기지 방어용?

한미 양국은 10여 곳의 후보지 가운데 주한미군 병참기지가 집중된 경북 칠곡과 대구, 전북 군산 미군기지, 미 증원전력이 들어오는 부산항과 김해공항, 후방의 원전(原電)과 저유시설 등을 지켜낼 수 있는 성주 지역을 최적지로 택했다.

이는 갈수록 고도화되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방어 능력을 강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사드가 핵을 탑재한 스커드 미사일과 노동 미사일의 대남 공격을 무력화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어수단이라는 점에서다. 한국군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패트리엇(PAC-2) 미사일은 탄도탄 요격 능력이 떨어져 북핵 위협에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주한미군은 PAC-2 미사일보다 탄도탄 요격 능력이 우수한 신형 패트리엇(PAC-3) 미사일을 한국 내 주요 기지에 배치해 운용 중이다.
②평택 오산은 사드 방어 범위 아니다?

서울을 방어할 수 없는 성주에 사드를 배치하기로 한 걸 놓고 인근 칠곡과 수도권 남부의 경기 평택 오산 주한미군 기지까지만 커버하는 방어 목적이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됐다. 하지만 사드의 유효 사거리를 고려하면 평택과 오산 미군기지는 방어 범위에 들어가지 않는다는 게 군 당국의 설명이다. 배치 지역 결정 과정에서 주한미군 기지만을 고려한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이를 놓고 최대 인구밀집 지역이자 국가 핵심 시설이 몰려 있는 서울은 물론이고 평택과 오산의 미군기지가 있는 수도권 남부지역이 사드 방어 범위에서 벗어났다는 점에서 효용성 논란도 나오고 있다.

류제승 국방부 정책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사드 포대를 성주 지역에 배치하면 (수도권을 제외한) 남한의 2분의 1에서 3분의 2를 방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드 방어 범위 안에 2000만여 명이 살고 있다는 것.
③서울 등 수도권 방어는 어떻게?

북한이 가장 많이 보유한 스커드 미사일(사거리 300∼1000km)은 서울과 수도권에서 100∼200km 떨어진 곳에 집중적으로 배치돼 있다. 이곳에서 서울과 수도권으로 발사되는 스커드 미사일은 사드의 요격 고도보다 낮게 비행하고, 비행시간도 짧아 PAC-3 미사일로 요격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군 당국은 사드보다 더 낮은 고도(15∼30km)에서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PAC-3 미사일을 2018년부터 서울과 수도권에 증강 배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군 관계자는 “PAC-3 미사일 1개 포대의 작전 범위는 약 30km로 서울 전체 행정구역을 방어할 수 있고, 여러 포대를 중첩 운용하면 방어 효과를 더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④수도권을 고각(高角) 무수단 미사일로 공격하면?

PAC-3는 사드보다 요격 고도가 낮고, 방어 범위도 좁아 북한의 동시다발적 핵미사일 공격 시 서울과 수도권을 완벽하게 방어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북한이 탄도미사일 발사 각도를 조정하거나 제한적 연료 주입으로 노동 미사일이나 무수단 미사일을 수도권으로 쏘면 대응하기가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군 관계자는 “하나의 무기 체계가 모든 지역을 방어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서울과 수도권은 PAC-3 미사일에만 의존해 방어 공백이 초래될 것이라는 우려도 없지 않다.
⑤추가 사드 배치해야?

북한의 향후 핵 위협 수위가 중대 변수다. 북한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실전 배치하는 등 대남 핵 기습 능력을 고도화하면 최소 2개의 사드 포대가 배치돼야 한국 전역에 대한 북핵 방어가 가능하다. 서울과 수도권에 대한 북한의 핵 타격 위협이 고조되면 사드 포대 추가 배치의 필요성이 제기될 것이란 얘기다.

한편 군 관계자는 “핵미사일은 강한 제트기류가 흐르는 10∼12km 이상인 이른바 ‘배척고도’ 이상에서 파괴해야 핵탄두가 공중분해돼 지상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며 “고각 발사와 사거리 조정 등 북한 핵미사일의 다양한 공격전술을 사드나 PAC-3로 가장 효과적으로 요격할 방안을 종합적으로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
#사드#성주#방어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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