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朴대통령 대구 K-2기지 이전 지시 “(내게) 힘 실어주신 것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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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7월 12일 09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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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원내대표를 사퇴한지 1년 만인 지난 8일 박근혜 대통령과 다시 만난 유승민 의원은 12일 “차차 자연스럽게 소통할 기회가 오지 않겠나”라며 긍정적인 미래를 기대했다.

유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박 대통령과 35초 간의 만남에 대해 언급했다. 박 대통령과 유 의원은 8일 청와대 오찬 자리에서 만남을 가졌다. ‘배신의 정치’로 낙인찍혀 원내대표에서 물러난지 1년 만의 만남이었다. 유 의원은 “오랜만에 뵙는다”며 대통령에게 인사했다.

유 의원은 “작년에 사퇴결심을 하고나서 대통령을 좀 뵙고 공무원연금 개혁 추진 과정에서 있었던 소통의 부족에 대한 오해를 풀고 싶었다. 그런데 기회가 없어 아쉬웠다. 이후 1년 간 많은 일들이 있었다”며 “청와대 오찬 때는 다른 의원들과 똑같이 잠깐 뵀던 거고 그 짧은 시간에 충분한 대화를 한 것은 아니다. 앞으로 차차 자연스럽게 소통할 기회가 오지 않겠나 싶다”라고 말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K-2 공군기지 이전 문제를 언급했다. 유 의원 지역구(대구 동구)의 숙원 사업인 K-2 공군기지 이전문제를 계기로 박 대통령과 유 의원의 관계의 회복 기류가 흐르지 않겠냐는 전망이 있다. 심지어 앙금이나 오해가 풀린 정도가 아닌 박 대통령이 유 의원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유 의원은 “K-2 이전 문제는 2007년 이명박 대통령, 또 그 당시 박근혜 경선 후보의 공약이었다. 박 대통령의 2012년 대선 공약이기도 했다”며 “(내게)힘을 실어주신 것은 맞다”라고 말했다.

이어 “250만 인구가 사는 대도심에 아주 가까이 전투기 공항이 있다. 이건 다른 나라에도 없는 경우이고 대구 기지나 수원 기지 이전 문제는 예전부터 거론돼오던 이야기다”라며 “이번에 영남권 신공항 문제가 김해공항 확장으로 결론이 났다. 이에 대통령이 어떤 식으로든 과거에 약속하셨던 것을 지키려는 의지가 있으신 것 같다. 그런 의지를 밝혀주신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라고 덧붙였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의 한반도 배치가 결정된 후 입지를 두고 논란이 이는 것에 대해 유 의원은 “우리 국방부와 우리 군 또 주한미군이 사드를 어디에 배치할 거냐를 군사적으로 최적의 입지를 찾아내고 또 국민들을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그런 입지를 찾아내면 그 결정에 저는 따라야 된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현재 경북 칠곡과 성주가 여러모로 유력하다는 평에 대해서 “그 입지가 어디로 가느냐에 따라 방어지역이 달리진다. 국방부나 군이 주한미군과 함께 입지를 결정하고 나면 그 입지가 군사적으로 왜 최적의 입지인지, 또 주민 피해는 어떻게 하면 최소화할 수 있는지 잘 설명하면 된다”고 말했다

차기 정권 창출에 관한 생각도 언급했다. 유 의원은 “지금 총선 민심과 총선 이후에 새누리당이 겪고 있는 이 혼란과 갈등을 보면 내년 대선에서는 이기기가 어렵다”며 “저희들이 어떻게 하기에 달린 것이 아닌가란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국민들이 제일 고통스럽게 생각하는 것이 이 사회의 정의가 무너졌다는 거다. 정의를 바로 세우는 것, 새누리당의 변화는 거기에서 출발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양극화, 불평등을 치유하는 게 경제 정의라 보고 불공정이나 부패, 부조리를 고치는 게 법치, 정의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희망의 사다리를 다시 만들어주는 게 교육이고 노동이고 복지인데 이런 모든 일들이 다 정의를 바로 세우는 개혁이라고 생각한다. 저는 새누리당이 보수정당으로서 공동체의 둑이 무너져 내리는데 그걸 막고 공동체를 지키는 것이 보수당에게 주어진 시대적인 과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앞으로도 어떤 위치에 있든 새누리당의 개혁, 보수 개혁을 주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내 자신도 그런 준비가 돼 있는지 깊은 고민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당권을 포기한 것에 대해서는 “당에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았고 1년 간 당 내 갈등의 중심에 제가 있었기 때문에 당의 화합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새누리당 안에 국민이 진짜 싫어하는 계파 갈등을 건강하고 건전한 정책의 경쟁으로 바꾸는데 역할을 다할 셈이다”라고 말했다.

유 의원은 “2006~2007년에 있었던 친이, 친박을 시작해 18대, 19대, 20대 공천까지 새누리당안에 계파갈등이 있었고 전부 당 내 권력 싸움이었는데 상대적으로 당의 변화, 개혁, 노선, 정책에 대해선 치열하게 논쟁한 적이 없다"고 말하며 "건강한 경쟁이 시작되면 계파갈등이 없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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