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戰時 수준’ 北잠수함 50척 기지 떠나… 南, 초계기 등 총투입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8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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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2+2 고위급 접촉/우리軍의 대응]

한반도 상공서 한미 전투기 8대 폭격훈련 북한이 군사 행동 개시를 예고한 22일 한미 공군 소속 전투기 8대가 한반도 상공에서 대북 무력시위를 하고 있다. 동해에서 만난 전투기들은 가상의 표적을 폭격하고 적 항공기를 격퇴하는 훈련을 실시했다. 미 공군 F-16 전투기 4대와 한국 공군 F-15K 전투기 4대가 참여한 2개 편대로 무력시위를 벌였다. 공군 제공
한반도 상공서 한미 전투기 8대 폭격훈련 북한이 군사 행동 개시를 예고한 22일 한미 공군 소속 전투기 8대가 한반도 상공에서 대북 무력시위를 하고 있다. 동해에서 만난 전투기들은 가상의 표적을 폭격하고 적 항공기를 격퇴하는 훈련을 실시했다. 미 공군 F-16 전투기 4대와 한국 공군 F-15K 전투기 4대가 참여한 2개 편대로 무력시위를 벌였다. 공군 제공
북한은 고위급 접촉에 나서면서도 군사적 긴장을 끌어올리는 화전(和戰) 양면 전술을 구사했다. 북한군은 22일 오전부터 잠수함(정) 전체 전력의 70%인 50여 대를 출동시켰고, 전방 포병 전력은 21일과 비교해 현재 2배 이상 늘어났다. 우리 군은 21일 대북감시태세인 ‘워치콘’을 3단계에서 2단계로 격상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우리 군은 동원 가능한 모든 한미 연합 전력을 이용해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 “北 전면전 대비 움직임”

북한군이 보유하고 있는 잠수함 전력은 로미오급(1800t급), 상어급(350t급) 잠수함과 연어급(130t급) 잠수정 등 80척 가까이 된다. 이 중 70%인 50여 척이 동·서해에 있는 잠수함 기지를 이탈했다. 평시보다 10배 증가한 것이다. 군 관계자는 “북한군 잠수함의 기지 이탈률은 북한군 도발 징후의 중요한 척도”라며 “전면전에 준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현재 북한 잠수함의 위치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한다.

북한군의 잠수함은 핵, 미사일, 사이버전력과 함께 북한의 주요 비대칭 전력 중 하나다. 특히 잠수함 도발은 정확한 탐지가 힘들어 도발 원점을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우리 군은 현재 214급(1800t급) 잠수함을 비롯해 총 13척을 실전 배치했다.

육상 전방 지역의 병력도 늘어나고 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남북 고위급 접촉을 제안한 21일과 비교해 즉시 사격에 나설 수 있는 북한군 포병 전력이 2배 이상 늘어났다”고 밝혔다. 평소 갱도나 부대 안에 있던 포병 전력도 진지로 나왔고, 일부 지역에서는 사격훈련도 실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의 이례적인 잠수함 움직임은 고위급 접촉의 주도권을 쥐기 위한 무력시위로 볼 수 있다. 동시에 협상 결렬 시 추가 도발을 하기 위한 사전 움직임이라는 관측도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북한이 대화를 하는 와중에 위협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이중적인 태도”라며 “한미 연합 전력을 동원해 북한군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 미 전략핵폭격기 전개 검토

한미 양국 군은 북한의 ‘48시간 최후통첩’ 위협 다음 날인 21일 비무장지대(DMZ) 인근에서 북한군이 76.2mm 평곡사포 배치 움직임을 보이자 워치콘을 2단계로 한 단계 격상했다. 잠수함 움직임에 대비해 한미 연합 전력은 초계기 P-3C와 P-8A 등 대잠 탐지장비를 모두 투입했다. 미국 알래스카에서 21일까지 열린 다국적 훈련에 참가했던 우리 공군 전투기 F-15K 3대와 KF-16 3대는 대치 상황을 고려해 일정을 이틀 앞당겨 23일 복귀했다.

대북 확성기 방송도 계속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전시상태를 풀거나 전방의 군사적 움직임을 되돌리지 않으면 우리의 대응 태세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도 남북 고위급 접촉의 진행 상황을 보고받으며 군의 대비태세를 점검했다.

앞서 22일엔 주한미군 제2보병사단 예하 210화력여단의 다연장로켓포(MLRS) 등 포병 전력이 전방 지역으로 이동했다. 이날 한국 공군 F-15K 전투기 4대와 미 7공군 소속 F-16 4대 등 2개 편대는 정오부터 1시간가량 경기 오산 지역에서 무력시위를 벌였다.

한미 양국은 상황에 따라 미 전략무기의 한반도 전개도 검토 중이다. 북한이 3차 핵실험을 감행했던 2013년엔 3월 한미 연합 군사연습 키리졸브에 전략 핵폭격기 B-52와 B-2가 참여했다. 지하 방공호를 파괴하는 벙커버스터를 보유한 전략핵폭격기는 북한이 가장 두려워하는 무기다.

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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