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찬의 SNS민심]“위기의 새정치연합, 닥치고 혁신”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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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찬 스토리닷 대표
유승찬 스토리닷 대표
“5월 13일 ‘덩그러니’ 앉아있는 새정치 지도부. 한국 정치가 왜 이 모양인가? 참으로 한심하다. (문재인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만 앉아 있는)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회 시작 (풍경), 시원해서 좋겠다.”

한 누리꾼이 두 대표만 앉아 있는 최고위원회 사진과 함께 올린 이 트윗은 새정치민주연합에 대한 냉소 가득한 여론을 잘 반영한다. 지난 1주일 동안 새정치연합에 쏟아진 비난 여론은 그 어느 때보다도 엄중했다. 최고위원회를 일컬어 ‘봉숭아학당’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주승용, 정청래 두 최고위원의 갈등에다 유승희 최고위원의 노래까지 이어지면서 4·29 재·보선 패배 이후 잠복했던 문재인 대표에 대한 비판 여론이 봇물처럼 터져 나왔다. 문 대표 리더십의 상처는 더없이 컸다.

김한길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문 대표는 더 시간을 끌지 말고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며 “오로지 친노의 좌장으로 버티면서 끝까지 가볼 것인지, 아니면 그야말로 야권을 대표하는 주자가 되기 위해 필요한 결단을 할 것인지를 정해야 한다”고 썼다. 이 같은 표현은 실질적인 사퇴 요구로 인식됐다. 정청래 의원에 대해서는 윤리위원회 제소, 출당 주장 등이 잇따랐고 결국 문 대표는 최고위원회 직무정지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물론 이것으로 사태가 수습될지는 의문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여론은 뜨거웠다. 격한 말들이 오갔다. 특히 김한길 박주선 조경태 의원 등이 문 대표를 격렬하게 흔들면서 이른바 ‘문빠’들의 대반격이 시작됐다. 문 대표 지지자들은 연일 격한 트윗을 올리며 비노 진영에 맹공을 퍼붓고 있다. 급기야 문 대표를 지지하는 팬카페연합은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새정치연합 내 수구 기득권 세력들은 문재인 대표 흔들기를 즉각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마치 트위터 부대의 대역습을 연상케 했다. 물론 이 같은 행동이 문 대표에게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다.

많은 누리꾼들은 새정치연합의 내부 갈등에 대해 냉소적이거나 비관적인 반응을 보였다. 진중권 교수는 트위터에 “새정련은 답이 안 나오네요. SNS를 봐도 그 지지자들 간의 비이성적 적개심이 극에 달한 듯. 서로 붙어 있느라 힘들어하지 말고, 그냥 문재인이 한다는 ‘친노정치’와 천정배가 부활하겠다는 ‘호남정치’로 깨끗하게 헤어지는 게 나을 듯”이라는 글을 올려 많은 호응을 얻었다.

7일부터 13일까지 1주일 동안 새정치연합을 언급한 문서는 모두 7만222건이 검색됐다. 하루 평균 1만 건 이상의 높은 언급 양이다. 새정치연합은 불리는 이름이 많아 키워드 분석이 매우 복잡하고 어렵다. 1주일 동안 야당을 부른 다양한 이름과 언급 양을 보면 ‘새정치민주연합’이 1만8189건으로 가장 많다. ‘새정연’ 혹은 ‘새정련’이 1만5906건, ‘새민련’ 혹은 ‘새민연’이 1만5299건, ‘민주당’이 1만671건, ‘새정치연합’이 1만157건으로 뒤를 이었다. 긍·부정어 분포를 보면 ‘새정치민주연합’이라고 쓸 때 부정어 분포가 47.4%로 가장 낮았고, ‘새정치연합’ 혹은 ‘새민련’이라고 쓸 때 부정어 분포가 63.5%로 가장 높았다. 긍정어 분포는 ‘새정연’ 혹은 ‘새정련’이라고 부를 때 27%로 가장 높았다.

새정치연합과 함께 언급된 전체 연관어 압도적인 1위는 문 대표가 차지했다(2만361건). 2, 3위는 정청래 의원(6886건)과 주승용 의원(6276건)이 가져갔고 국민(5584건)과 당원(5270건)이 뒤를 이었다. 당내 갈등이 국민과 당원을 어렵게 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해도 무방하다. 6위는 ‘선거’가 차지해 이번 파문이 재·보선 패배에 따른 것임을 보여줬고, 7위에는 ‘친노’가 올라 패권주의 혹은 비선 논란이 여전히 강렬하다는 사실을 방증했다. 8위는 ‘새누리당’이 차지했고 9위에는 ‘김 전 대표’가, 10위엔 ‘총선’이 올랐다.

서울대 조국 교수가 한 칼럼에서 말한 “48%의 민심은 경고한다. 당장 계파 기득권 싸움을 멈추고 기득권 타파 작업에 착수하라고. 아니면 패배만 기다릴 뿐이라고. 민심의 인내도 바닥나고 있다. 새정치연합, 닥치고 혁신!”이라는 내용이 트위터에서 빠르게 퍼지고 있다. SNS 여론이 친노-비노 갈등에서 기득권 타파라는 새로운 흐름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혁신은 무엇을 하는가 보다 먼저 무엇을 버리는가의 문제다. 지금 새정치연합 내홍의 본질이 기득권 대충돌이라면, 그 낡은 기득권을 먼저 내려놓는 쪽이 새로운 리더십을 갖게 될 공산이 크다.

유승찬 스토리닷 대표
#문재인#이종걸#봉숭아학당#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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