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靑과 관계 아슬아슬… 새정치聯, 쪼개질까 조마조마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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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김무성체제’ 순항할까
金대표, 친박과 갈등 고조… 靑 국정주도 제동 걸지 주목
이완구 차기총리 발탁땐 대권경쟁 일찍 불붙을수도

새누리당의 2015년은 ‘정중동(靜中動)’ 행보가 예상된다. 박근혜 정부의 집권 3년 차를 맞아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이 청와대와 호흡을 맞춰 정책 드라이브를 강하게 거는 동시에 내년 4월 제20대 총선의 기반을 다져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무성 대표 체제를 둘러싼 당내 갈등은 고조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친박(친박근혜) 의원들은 지난해 12월 30일 송년 모임에서 김 대표를 겨냥해 “29% 득표율로 92% 권한을 행사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주류-비주류의 ‘허니문’은 끝났다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 김무성 대표 행보 놓고 격돌할 듯

김 대표는 올해 명실상부한 ‘김무성당’을 만들어야 하는 숙제를 떠안게 됐다. 새해 초에 일부 당직 개편을 통해 친정 체제 강화에 나설 가능성도 흘러나오고 있다. 동시에 친박 비주류 진영에 대해선 갈등의 불씨를 차단하는 양면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공천권을 내려놓겠다”며 상향식 공천을 거듭 강조하는 것도 친박의 의구심을 잠재우려는 포석이다.

친박계 의원들의 견제가 올해부터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온다. 친박은 송년 모임에서 김 대표를 향해 집중 포화를 퍼부었다. 김 대표의 당 운영에 대한 문제 제기를 하겠다는 선전포고로 해석됐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의 지지율이 회복되지 않고, 여론과 계속 엇박자로 나갈 경우 친박의 입지는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 상황에서 김 대표는 청와대와 각을 세우며 독자적인 목소리를 낼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김 대표는 공천 개혁을 포함한 정당 혁신을 위해 잠재적 대권 경쟁 후보로 꼽혔던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를 보수혁신위원장으로 전격 영입했다. 올해 3월까지로 예정된 혁신위 활동에서 가시적인 ‘혁신 성과물’을 내기 위해 김 대표는 김 위원장과 ‘문무 합작’이라는 협력 관계를 유지할 수밖에 없다. 다만 당 내부에선 김 대표가 구상했던 공천 개혁이 지지부진할 경우 개혁 실패 책임을 놓고 김 위원장과 긴장 관계로 변할 가능성도 있다.

향후 당청(黨靑)관계도 주목할 부분이다. 김 대표는 지난해 10월 ‘개헌 봇물’ 발언을 한 뒤 즉시 사과했다. 그 후 청와대와 각을 세우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이며 “당청은 한 몸”이라는 낮은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일방적인 정책 드라이브가 계속될 경우 김 대표를 위시한 여당의 반발이 거세질 수 있다. 지난 연말 정부가 군인 사학연금 개혁을 거론했다가 당의 반발에 부닥쳐 꼬리를 내린 것이 대표적 사례다.

○ 개각, 여권 지형 뒤흔들까

최근 정치권에서 차기 국무총리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이완구 원내대표의 거취도 정국을 뒤흔들 변수로 보는 시각도 있다. 한 새누리당 중진 의원은 “이 원내대표가 총리로 지명될 경우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단숨에 차기 대권 후보 반열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협력 관계였던 김 대표와 이 원내대표가 대권 경쟁을 놓고 미묘한 긴장 관계로 바뀔 수 있다”고 전망했다.

친박 중진인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정치 행보도 관심사다. 최 부총리가 내년 총선 출마를 위해 당에 복귀하면 김 대표와 긴장 관계를 형성할 수밖에 없다.

새해 초 당청 개편에서 김기춘 대통령비서실장의 거취도 주목된다. 김 실장이 교체되면 박 대통령의 국정 운영 스타일 변화를 예고할 수 있지만 김 실장의 유임 가능성을 점치는 시각도 만만찮다. 당청 개편이 국민 수준에 못 미칠 경우 새누리당은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

○ 차기 원내대표의 향방은?

이 원내대표의 후임 대표 선거도 여당의 정치 지형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유승민 의원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의원들을 접촉하며 바닥을 누비고 있는 상황에서 해수부 장관직을 내려놓은 이주영 의원이 본격적으로 선거 운동에 나서면 양강 구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당 핵심 관계자는 “차기 원내대표가 2016년 총선 공천권과 직결되는 만큼 원내대표 후보군을 중심으로 당내 권력 지도가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지난해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한 정몽준 전 의원이 올해 어떤 행보를 보일지도 변수다. 정 전 의원은 활동 반경을 국내외로 넓혀 가며 정치권을 예의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보수혁신위 활동이 끝난 뒤 김문수 위원장이 4월 보궐선거에 출마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 새정치聯 ‘분열이냐 도약이냐’ ▼

문재인-박지원 2월 맞대결… 친노와 비노, 한쪽은 상처
야권재편-세대교체 주장… 수면 위로 떠오를 가능성


새정치민주연합의 새해 기상도는 ‘흐림’이다. 당을 송두리째 흔들어놓을 뇌관이 곳곳에 숨어 있는 탓이다. 여야 간의 정치 쟁점이 일단락되면서 새정치연합의 관심은 2월 8일 열리는 차기 전당대회로 쏠리고 있다. 지난해 12월 19일 통합진보당이 헌정 사상 처음으로 정당 해산이 결정되면서 진보 진영에선 양당 구도를 깰 신당 창당 움직임이 분주한 상황이다. 2월 전대에서 2016년 제20대 총선 공천권을 행사하는 차기 당 대표 선거 결과에 따라 ‘분당’ ‘야권 재편’ 등이 수면 위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

○ 친노-비노의 정면 승부

정세균 의원의 전대 불출마 선언으로 당권 경쟁은 ‘친노(친노무현)’ 문재인 의원과 ‘비노(비노무현)’ 박지원 의원의 맞대결이 불가피해졌다. 친노 좌장인 문 의원에게 올해는 ‘위기이자 기회’의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의원이 당권을 잡고 당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2016년 총선에서 이긴다면 독보적인 야권의 대선주자로 발돋움한다. 하지만 그가 성공적으로 당을 이끌지는 계파별로 의견이 엇갈린다.

문 의원 측은 “탕평 인사와 혁신으로 총선 승리의 기틀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비노 측은 “결국 친노 공천이 될 것”이라며 싸늘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수도권의 한 비노 의원은 “특정 계파 수장이 당권을 쥐면 현안마다 계파 간 싸움이 불 보듯 뻔하다. 안철수 의원이 그랬던 것처럼 문 의원도 대선주자로서의 경쟁력에 상처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호남과 옛 민주계의 지지를 받는 박지원 의원은 2·8 전대에서 문 의원의 이런 약점을 집중 공략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대선주자가 당권 경쟁에 뛰어들 경우 자칫 당의 소중한 자산을 잃을 수 있는 만큼 대권에 욕심이 없는 자신을 지지해 달라는 주장을 편다. 박 의원은 국민여론조사에선 문 의원에게 열세지만 대의원 및 당원 등 ‘당심(黨心)’이 결정적 역할을 하는 당 대표 선거에선 승부를 걸어볼 만하다고 보고 있다.

반면 지난해 12월 26일 전대 불출마를 선언한 정세균 의원은 정치적 입지가 좁아지게 됐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 국민여론에선 문 의원에게, 당심에선 박 의원에게 크게 밀린 것으로 나타나 정치적 내상을 입었다. 일각에선 다시 한번 당이 어려워지면 정 의원이 구원투수로 등판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 ‘문재인 체제’ 순항이 변수

당내에선 문 의원이 당권을 잡더라도 차기 총선까지 ‘문재인 체제’가 순항할지 의문이라는 시각도 있다. 또 다른 유력 대선주자인 안철수 의원은 2·8 전대에선 한발 물러서 있지만 또 한 번 당이 요동칠 때를 주시하고 있다. 안 의원 측은 “총선 전에 다시 한번 기회가 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그동안 소통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의식한 듯 당내 인사들은 물론이고 언론과의 접촉도 늘리고 있다. 중도성향의 한 의원은 “새정치연합이 계파 갈등으로 자중지란을 보이면 ‘문재인으로 총선이 어렵다’는 여론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문제는 과연 당내에서 위기가 찾아왔을 때 안 의원이 대안이 될 수 있느냐는 점이다. 친노 측은 “안 의원이 4개월간 공동대표직을 맡았을 때 리더십에 큰 상처를 받았고 정치력에 한계를 드러냈다”며 비관적인 반응을 내놨다.

장외 대선주자인 박원순 서울시장과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당분간 자신의 지방자치단체 업무에 전념하며 여의도 정치와는 거리를 두고 있다. 최근 1일 비상대책위원으로 국회를 찾은 박 시장은 통합진보당 해산, 2·8 전대와 같은 정치 현안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 꺼지지 않는 ‘세대교체론’

비노 진영의 다크호스인 김부겸 전 의원과 박영선 의원은 장고 끝에 당권 도전의 뜻을 접었다. 그럼에도 당내에선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50대 개혁 인사가 전면에 나서 세대교체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김 전 의원은 당분간 중앙정치보다 지역구(대구) 다지기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6년 총선에서 당선될 경우 대권 도전을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박 의원은 전공인 경제 분야를 주제로 한 정책 행보를 강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당 관계자는 “전대 이후에도 당의 혼란이 계속된다면 김 전 의원, 박 의원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손영일 기자
#새누리당#김무성#새정치민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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