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연금 수정안 野의총서 퇴짜… 안철수 리더십 흔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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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파 “사실상 정부안 수용” 반대… 여론조사 거쳐 당론 정하기로
與 “새정치연합 또다시 불효” 공세

반대 시위자 마주친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공동대표가 28일 기초연금법 절충안을 논의하기 위해 
국회 의원총회장에 들어가다가 ‘국민연금 바로세우기 국민행동’ 회원들이 들고 있는 ‘기초연금법안 반대’ 문구를 바라보고 있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반대 시위자 마주친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공동대표가 28일 기초연금법 절충안을 논의하기 위해 국회 의원총회장에 들어가다가 ‘국민연금 바로세우기 국민행동’ 회원들이 들고 있는 ‘기초연금법안 반대’ 문구를 바라보고 있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새정치민주연합은 28일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어 새누리당의 기초연금법안 수정안을 받을지를 놓고 논의했지만 또다시 결론을 도출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29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가 기대됐던 기초연금법 통과가 불발됐다. 기초연금법안의 4월 임시국회 처리가 무산된 것이다.

벌써 몇 달째 진행된 논의에 결론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김한길 안철수 공동대표 등 새정치연합 지도부가 지도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 또 결론 못 낸 새정치연합

새정치연합은 의원총회에서 기초연금법에 대한 새누리당의 수정안 수용 여부를 놓고 토론을 벌였다. 25명의 의원이 발언에 나섰는데, 20명이 반대 토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과의 연계는 절대 안 된다는 의견이 주류를 이뤘다. 지방선거 전 기초연금법을 처리해 당장 7월부터 지급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은 소수에 그쳤다. 오전 9시 반 시작한 의원총회는 낮 12시 반까지 이어졌다.

반대 기류는 의원총회 시작 전부터 감지됐다. 강경파 초·재선 의원 22명이 참여한 ‘더 좋은 미래’는 의원총회 시작 전 성명을 내고 “새누리당이 제안한 수정안은 국민연금 가입 기간과 연계한 정부안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기 때문에 반대한다”며 공개적으로 반기를 들었다. 의원총회장 밖에서는 ‘국민연금 바로세우기 국민행동’ 등 시민·사회단체가 여당의 수정안 수용을 반대하는 피켓시위를 벌였다.

결국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의 의견을 전수 조사하고 관련 유권자 여론조사를 진행하기로 하고 끝을 맺었다. 한 당직자는 “중요한 정책에 대한 당론을 여론조사로 정하는 것 자체가 문제다. 포퓰리즘이란 지적과 함께 지도부가 리더십을 스스로 포기했다는 비판을 자초하게 됐다”고 걱정했다. 또 다른 당직자는 “민생을 외면했다는 비판론이 커질 수 있고, 특히 장년층의 민심 이반은 큰 타격으로 이어질 수 있는데…”라고 했다.

당내에서는 특히 안 대표가 상처를 입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안 대표가 27일 기자회견에서 “4월 국회에서 민생 법안을 비롯한 현안들을 조속히 처리하겠다”고 다짐했고 28일 최고위원회의에서는 “국회는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야 한다. 밤낮없이 일하겠다”며 민생 법안 처리의 필요성을 역설했지만 당 의원들을 설득하는 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새정치연합의 기초연금법 당론 도출 실패는 16일에 이어 두 번째다. 정부는 기초연금을 국민연금 가입 기간에 연계해 소득 하위 70% 노인들에게 차등 지급하는 방안을 들고 나왔으나 야당은 ‘기초연금-국민연금 연계’에 대해 절대 불가라는 입장이었다.

○ 새누리당, “불효 저지르고 있어”


여야가 평행선을 달리자 새누리당은 ‘정부 측 안의 핵심인 국민연금 가입 기간 연계라는 골자는 유지하되 일부 국민연금 가입자의 경우 20만 원을 보장하도록 하자’는 수정안을 냈었고, 여야 원내지도부는 잠정 합의를 이뤘다. 그러나 전병헌 원내대표가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와의 회동에서 도출한 수정안을 새정치연합 의원총회에 부쳤다가 부결됐었다.

새누리당은 공세에 나섰다. 강은희 원내대변인은 새정치연합이 또다시 당론 도출에 실패한 것과 관련해 “새정치연합이 어르신들을 또다시 실망시키는 불효를 저지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국민이 정치권에 주문하는 것은 정쟁을 중단하고 사고 처리 뒷수습 지원과 민생 법안 처리에 집중하는 것”이라고 했다.

황승택 기자 hstneo@donga.com
#안철수#의원총회#기초연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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