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가지 北도발 상정… ‘무인기 공격’은 누락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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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1990년대부터 무인기 개발했는데… 허술했던 軍의 ‘北 국지도발 대비계획’
軍, 뒤늦게 대비항목에 추가하기로… 저고도 레이더-요격체계 도입 추진

북한 무인기가 아무런 제재도 받지 않고 우리 영공을 침범한 것으로 드러나자 군 당국이 뒤늦게 대남(對南) 국지도발에 대한 대비책에 ‘무인기에 의한 주요 요인 및 기관 공격’을 추가하기로 했다. 북한이 1990년대부터 무인기 개발을 시작했음에도 그동안 군 당국이 그 위험성을 인지하지 못한 채 방치한 탓에 전형적인 뒷북 대응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군소식통은 4일 “무인기가 단순한 정찰 기능을 수행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생화학무기 등을 탑재할 경우 강력한 살상무기로 변모가 가능하다”며 “대응 장비를 확보하는 것 못지않게 이에 대비한 작전계획도 새롭게 마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우리 군은 2010년 북한의 연평도 포격 직후 ‘대남 국지도발 대비 계획’을 수립했다. △서북도서 기습 포격과 무력 강점 △공기부양정과 저속항공기(AN-2)의 기습 침투 △특수부대의 후방 침투 등 30여 개 시나리오를 상정하고 있지만 무인기에 의한 공격은 빠져 있었다.

북한 무인기 대응을 위한 저고도용 레이더 구매도 추진 중이다. 김민석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선진국에서 개발한 소형 무인기 탐지 레이더를 검토하고 있고 이른 시일 내 구매하기 위한 절차가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대표적인 저고도용 레이더는 이스라엘 방위산업업체 라다가 개발한 ‘RPS-42’ 등이다.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추진됐다가 무산된 ‘C-RAM’ 요격체계도 다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주초 C-RAM에 북한 무인기 대응 개념도 포함시켜 재추진하는 방향으로 합참의장에 보고했다”고 밝혔다.

핵·미사일 등 비대칭전력에 대비한 ‘킬체인’도 조기에 구축할 방침이다.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3일 합동참모본부 주요 관계자를 소집해 대책회의를 갖고 2016년으로 예정된 킬체인과 2022년으로 예정된 한국형미사일방어(KAMD) 체계 구축 시기를 최대한 앞당길 수 있는 방안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미사일 기지 등을 요격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의 국내 개발도 속도를 높이고 있다. 2012년 한미 군사당국이 미사일 지침을 개정해 한국군의 탄도미사일 최대 사거리를 300km에서 800km로 늘리는 데 합의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국방과학연구소(ADD)는 현재 사거리 800km, 탄두 중량 500kg의 탄도미사일을 개발 중이다. ADD는 연내에 개발을 완료해 내년께 시험발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ADD는 지난달 사거리 500km 탄도미사일의 시험발사에 성공하고 내년에 실전배치할 계획이다.

정성택 neone@donga.com·손영일 기자
#무인기#북한#국지도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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