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갈수록 대담해져… 예측불가 행동 뒤따를것”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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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의회조사국 北동향 보고서… 향후 美의 대북정책 험로 예상

미국 의회조사국(CRS)이 장성택 처형으로 간담이 서늘해진 북한 엘리트 집단의 내부 동요 가능성을 제기했다.

CRS는 15일자로 수정 보완된 ‘북한의 대미 관계, 핵 외교, 내부 상황’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장성택의 숙청과 처형은) 김정은의 대담함을 나타낸 것으로 앞으로 더 도발적이며 예측 불가능한 행동들이 뒤따를 수 있다”며 향후 북한 체제의 미래와 관련해 어두운 전망을 내놓았다.

보고서는 “이번 사건은 몇 가지 차원에서 불확실성이 고조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자신이 안전하다고 생각했던 엘리트들이 다른 권력자원을 통해 확신을 찾으려고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정은에게 잘 보여 살아남기 위한 엘리트 내부 경쟁과 갈등이 심해질 것이라고 예상한 것이다.

중국에 의존해 온 미국의 대북정책에도 중요한 결과가 따를 것이라고 우려했다. 중국의 영향력이 약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북한 지도부 내에서 중국의 대북 투자 문제를 다룰 주요 접촉선이 사라져 북-중 교역관계가 적어도 단기적으로 단절될 것”이라며 “중국 내 전문가들도 이번 사건으로 대북 영향력을 잃었다고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장성택의 죽음은 김정은에 대한 외부의 전망이 빗나갔음을 확인한 것이기도 하다고 보고서는 인정했다. 김정은이 장성택 같은 김정일 측근들의 도움을 받아 집단지도체제를 꾸려갈 것이라는 예측이 빗나갔기 때문이다. 아버지가 지정한 후견인 7명 중 5명이 숙청됐다.

향후 미국의 대북정책에도 험로가 예상된다고 봤다. “김정은 정권은 불확실하고 불투명하다. 미국은 김정은과 평양 내부의 의사결정시스템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다”. 미국 정책 당국자들은 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길을 개척해 나가는 데 힘겨운 도전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안정적인 민주정치로 한반도를 통일하는 것이 장기적이고 이상적인 목표이지만 가는 길은 위험으로 가득 차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김정은 정권이 내부 또는 외부의 힘으로 무너지면 북한의 핵무기 통제를 둘러싼 경쟁이나 대량 난민발생 등 경제와 사회에 장기적 악영향이 발생할 것”이라며 “미 정책 당국자들은 (대북 정책의) 목표 성취는 말할 것도 없고 성취 가능한 목표를 규정하는 것조차 어려운 깊은 도전에 직면했다”고 우려했다.

워싱턴=신석호 특파원 kyle@donga.com
#김정은#대북정책#미국#장성택 처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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