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안보 새 우방… 印尼의 재발견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0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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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朴대통령 ‘세일즈 외교’ 마치고 귀국

“인도네시아의 재발견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13일 “인도네시아와는 앞으로 모든 분야에서 최고의 우방이 될 수밖에 없는 경제·외교·안보 구조가 형성돼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인도네시아에 각별한 공을 들이고 있다. 전날 자카르타에서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연내에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CEPA)을 체결하기로 합의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양국은 2020년까지 교역액 1000억 달러를 목표로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1000억 달러는 현재 한미 간 교역액과 맞먹는 규모다. 두 정상은 정상회담에서 “(수교 40주년인) 양국 관계가 최상의 황금기(golden period)를 맞고 있다”는 데 공감했다.

○ CEPA 체결로 한미 수준의 교역 꿈꿔

인도네시아는 박 대통령이 지향하는 ‘세일즈 외교’의 우선적인 협상 대상이다. 2008년부터 한-아세안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됐지만 자유화 수준이 낮아 같은 해 체결된 일-인도네시아 FTA에 밀려 우리 기업들이 상당히 고전을 해 왔기 때문이다. 자동차의 경우 우리나라의 점유율은 2%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올해 안에 FTA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간 CEPA를 체결할 경우 자동차, 석유화학, 제조업 등 각 분야에서 우리나라의 인도네시아 내 경쟁력은 크게 올라갈 것으로 전망된다. 양국은 100억 달러 규모의 양자 통화스와프도 체결하기로 했다.

양국이 상호 교역 규모를 현재 300억 달러에서 2015년 500억 달러, 2020년 1000억 달러로 늘리기로 한 데는 그만큼 인도네시아의 잠재력이 크고 양국 간에 확대할 분야가 많다는 뜻이다. 인도네시아는 인구 2억4000만 명으로 세계 4위의 인구 대국이자 석유, 가스, 석탄, 주석 등 자원이 풍부하다. 열대우림 면적도 세계 2위여서 환경, 산림 분야의 잠재력도 크다. 최근 보름 사이 호주-중국-인도-한국 정상이 잇달아 인도네시아를 방문할 정도로 주가가 올라가고 있다.

박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170억 달러 규모의 순다대교, 10억 달러 규모의 수카르노하타 공항 철도, 카리안 다목적댐 등 인도네시아의 주요 인프라 프로젝트에 대한 한국 기업 참여의 적극 검토를 이끌어 냈다. 올해 말 1단계 포스코 일관제철소 준공에 이어 2단계 사업의 원만한 추진에도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인도네시아도 우리나라의 발전 경험 전수에 관심이 많았다. 무엇보다 인도네시아의 중장기 경제개발 마스터플랜(MP3EI)이 박정희 전 대통령이 진행한 국가발전을 상당 부분 모델로 삼고 있다. 경제특구 개발, 산림녹화와 농업 현대화, 방산 개발 부문도 우리가 경험을 이전할 수 있는 부분이다.

○ 국방-외교 분야의 아시아 두 축으로

세일즈 외교에 숨겨져 있지만 양국 간 최대 협력 분야는 방산을 비롯한 국방-안보 협력이다. 우리나라는 이미 T-50 고등훈련기 16대(4억 달러), 잠수함 3척(11억 달러) 등 2012년까지 24억 달러 규모의 방산 수출을 기록했다. 인도네시아는 우리나라 전체 방산 수출의 60%를 차지하는 최대 방산 수출 대상국이다.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추가 방산 분야 협력을 증진하기로 했다. 우리나라는 2024년까지 잠수함 7척(35억 달러), 고등훈련기 6∼8대(2억 달러)의 추가 발주를 기대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인도네시아 청년들을 잠수함 건조에 참여시켜 기술을 이전하도록 하면서 협력 분야를 늘렸다.

양국은 외교 분야에서 동남아시아와 동북아시아의 가장 큰 우방 축으로 협력할 가능성이 크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주의를 지향하는 중견국으로 도약하면서 상호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는 아세안 10개국 회의를 선도적으로 이끌고 있으며 일본과 중국의 두 강대국 사이에서 우리나라를 대화하기 편한 우방으로 여기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와 동북아평화협력구상을 가장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나라이다. 박 대통령에게 발리 민주주의 포럼 기조연설을 부탁하는 등 정치, 외교, 안보 분야의 협력 강화를 원하고 있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인도네시아#박근혜 대통령#CE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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