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정부 6개부처 장관 내정]6인 모두 친정으로 금의환향… ‘책임장관제’ 힘 받는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2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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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13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열린 인수위 외교국방통일분과 국정과제 토론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13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열린 인수위 외교국방통일분과 국정과제 토론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13일 이뤄진 박근혜 정부 첫 번째 장관 인선의 특징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관료 출신의 약진’이다. 17개 부처 중 우선 6개 부처 장관 후보자를 내정하면서 모두 관료 출신들을 발탁했다. 장관 후보자들은 모두 해당 부처에서 오래 근무한 경험이 있어 ‘금의환향’했다는 말이 나온다. 내각을 인선하면서 전체 국무위원의 3분의 1가량만 쪼개 발표한 것은 역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처음이다.


○ 평판 좋은 전직 관료가 대세?


전직 관료들은 부처 내부적으로 오랜 시간 검증을 받은 인사들이다. 업무 스타일이나 리더십의 장단점은 물론이고 도덕성에 대해서도 내부 평가가 어느 정도 이뤄진 셈이다. 이날 발탁된 서남수 교육부, 황교안 법무부, 김병관 국방부,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는 한결같이 내부 평판이 좋은 인사들이다. 윤병세 외교부,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 후보자도 ‘친정 부처’에서 크게 환영하는 분위기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국회 인사청문회 통과와 공직사회의 안정을 동시에 꾀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내각 인선이 늦어지면서 정부 출범에 차질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박 당선인으로서는 가장 안전한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박 당선인은 장관들에게 더 많은 권한을 주고 책임도 엄격히 묻겠다는 ‘책임장관제’ 구상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책임장관제가 제대로 운영되려면 부처 사정을 잘 아는 내부 인사들을 중용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얘기다.

이날 임명된 6명 중 김 국방부 장관 후보자(65)만이 박 당선인(61)보다 나이가 많은 점도 주목해 볼 대목이다. 서 교육부 장관 후보자는 박 당선인과 동갑이고, 나머지 후보자들은 박 당선인보다 어려 후보자 6명의 평균 연령은 59.2세다. 이는 박 당선인이 대통령비서실장이나 수석비서관을 통하지 않고 장관과 직접 소통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향후 장관 인선에서도 박 당선인보다 ‘나이가 적은 전직 관료’가 추가 발탁될지 주목된다.

박 당선인 주변에선 ‘성균관대 전성시대’라는 말도 나온다. 황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정홍원 국무총리 후보자와 성균관대 법학과 동문이다. 일각에선 정 후보자가 황 후보자를 박 당선인에게 추천했다는 말도 들린다. 정 후보자 측 관계자도 “당선인과 충분히 상의하고 (일부 후보자는) 추천했다”고 말했다. 인수위의 핵심으로 내각이나 청와대행이 유력한 유민봉 간사와 안종범 위원도 성균관대 출신이다.

○ 인선 배경, 아무도 몰라?

첫 번째 장관 인선이었지만 박 당선인은 이날 발표장에 나오지 않았다. 그 대신 진영 인수위 부위원장이 A4용지 한 장을 들고 와 후보 6명의 이름과 간단한 프로필을 죽 읽어 내려갔다. 5년 전인 2008년 2월 18일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한승수 국무총리 후보자와 함께 발표장에 나와 “저와 함께 일할 사람”이라며 장관 후보자들을 한 명씩 소개한 것과는 크게 달랐다.

인선에 참여하지 않은 진 부위원장이 ‘대독 발표’를 하다 보니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런 답변도 하지 못했다. 진 부위원장뿐 아니라 인수위나 당선인 비서실 관계자 중 누구도 △장관 후보자 6명의 실제 발탁 배경이 무엇인지 △부처 중 직제상 가장 앞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왜 발표하지 않았는지 △이후 장관 후보자 인선은 언제 이뤄지는지 대답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새누리당 내에서도 “이렇게 아무런 메시지가 없는 인선 발표는 본 적이 없는 것 같다”는 푸념이 나왔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박근혜#인수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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