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약개발 미래硏, 朴정부 성적 직접 매긴다

행복-민생 지수 개발 나서 3, 6개월 단위 공개 계획
점수 높으면 객관성 논란… 나쁘면 부메랑 될수도

인수위에 모인 ‘국민의 목소리’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국민행복제안센터 직원들이 20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국금융연수원 내 인수위 사무실에서 국민이 보낸 각종 제안 서류를 검토하고 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싱크탱크인 국가미래연구원이 국민행복지수와 민생지수를 개발해 임기 동안 추이를 살펴볼 것으로 전해졌다.

연구원 측 관계자는 20일 “행복지수와 민생지수 개발 작업에 돌입했으며 3월 연구원 홈페이지를 개설하면서 첫 성과물을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3개월 혹은 6개월마다 지수 결과를 공개해 두 지수의 추이를 살펴보고 박근혜 정부가 잘하는 점과 부족한 점을 짚어볼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행복과 민생은 박 당선인이 가장 강조해 온 두 가지 국정목표다. 연구원 측은 순수 연구 목적이라고 강조한다. 당선인의 공약을 생산하는 데 기여해온 싱크탱크가 당선 이후 국정운영 지표 결과를 발표하는 것 자체가 전례가 없다. 결과가 좋으면 객관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고 결과가 나쁘면 부메랑이 될 수도 있다.

연구원은 이런 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주관적인 평가가 아니라 객관적인 수치로 중립성을 담보할 계획이다.

연구원이 구상하고 있는 지수는 국민행복과 민생에 가장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을 뽑고(1단계), 그 요소를 가장 잘 알 수 있는 통계 수단을 정하고(2단계), 각 요소마다 행복에 영향을 미치는 정도에 따라 가중치를 부여(3단계)하는 3단계 형태로 개발을 진행 중이다. 지수가 개발되면 3개월 혹은 6개월마다 통계 수치를 넣어 지수를 발표하게 된다.

연구원은 새로 개발한 국민행복지수와 민생지수를 주요 학술지에 기고해 권위를 확보하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국민행복지수의 경우 연구원 소속인 서강대 경제학과 남주하 교수팀이 이미 지난해 ‘한국의 경제행복지수 측정에 관한 연구’를 한국국제경제학회에 기고한 적이 있다. 남 교수는 이를 토대로 국민행복지수를 개발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남 교수는 당시 국민행복에 영향을 미치는 △소비 △미래 성장 및 부의 스톡(축적) △소득분배 △경제적 안정 및 안전 등 4개 대항목을 측정할 수 있는 24개 통계를 통해 지수를 측정했다. 예를 들어 소득분배 항목은 지니계수, 소득5분위 배율, 절대적 빈곤율 등 3가지 통계를 통해 측정하되 그중 절대적 빈곤율에 가장 큰 비중을 두는 식이다.

2003∼2010년 경제행복지수를 측정한 결과 실업, 소비지출, 노후안정, 생활안전 등이 국민행복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교육과 건강 및 의료, 노후안정 등이 현재 국민의 행복한 삶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으며 교양 및 오락비 지출, 소비지출 등은 현재 우리나라 국민을 가장 행복하게 하는 요소들로 평가됐다. 국내총생산(GDP) 성장률과 경제행복지수의 상관관계는 상당히 낮은 것으로 나왔다. 남 교수는 “국민행복지수는 주로 당선인의 공약을 지표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연구원은 국민행복지수와 별도로 국민 의식주에 초점을 맞춘 민생지수도 개발할 계획이다. 식료품, 기름값 등 큰 영향을 미치는 물가, 집값 및 전·월세가격 등 민생 지표로 민생 지수를 개발해 추이를 보겠다는 것.

연구원 측 관계자는 “당선인 측과 상의해서 하는 작업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지만 “박 당선인의 공약이 국민행복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전제 아래 공약이 잘 이행되면 좋은 것이고, 혹시 추이가 나빠지더라도 어떤 부분이 문제인지를 정확히 파악해 빨리 이를 수정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