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총장 3월 방북 추진說 대북제재 수위가 최대 변수로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월 5일 03시 00분


코멘트

北 추가도발땐 평양行 힘들어
유엔 “北과 협의없다” 부인에도 潘총장 강한 의지… 北도 적극적
외교가 방북 성사 여부 주목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3월 방북 추진설’이 유엔과 서울 외교가의 비상한 관심을 불러왔다. 강한 방북 의지를 보여 왔던 반 총장의 시도가 이번에는 성공할 수 있을지에 대한 다양한 관측이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본보 4일자 A1면 [단독]“반기문, 6자복원 위해 3월 방북 추진”
▶본보 4일자 A3면 반기문 유엔총장, 박근혜-김정은 대화 여는 징검다리 놓을까

유엔 사무총장실은 4일 본보 보도에 대해 “방북에 관한 협의가 진행되는 것은 없다”라는 반박 성명을 냈다. 그러나 반 총장의 방북 추진 사실을 언급한 강운태 광주시장 측은 “강 시장이 최근 유엔의 고위 관계자에게서 ‘이르면 3월경 반 총장이 방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들었다”라고 거듭 확인했다. 정부 관계자들은 “유엔 사무총장의 일정은 극비여서 방북이 은밀히 추진되고 있다고 해도 유엔 측이 확인해 주기 어렵다”라며 “북한 문제는 미국 중국 등 유엔 상임이사국의 이해가 첨예해 반 총장이 특히 조심스러워 한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반 총장은 몇 해 전 방북 계획을 사실상 확정하고 미국 중국 등 관련국들에 이를 알렸으나 한반도 정세가 미묘하게 돌아가면서 계획을 접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 사정에 정통한 한 외교 소식통은 “당시 한국 정부에서도 반 총장에게 ‘방북에 신중을 기해 달라’라는 의사를 전달했던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

이번에 다시 추진하는 방북 계획의 가장 큰 변수는 곧 재개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논의다. 이달부터 비상임이사국으로 유엔 안보리 회의에 참가하는 한국은 미국, 일본과 함께 가장 수위가 높은 대북 결의안을 추진하고 있다. 외교통상부 고위 당국자는 “중국이 반대하더라도 결의안을 끝까지 밀어붙여 (결의안 채택에 대한) 중국의 거부권 행사를 기록으로 남기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유엔의 제재 등에 강하게 반발하며 핵실험 같은 추가 도발을 강행할 경우 반 총장의 평양행은 어려워질 수 있다.

그러나 반 총장의 방북 가능성이 잦아들지 않는 것은 반 총장의 의지와 북한의 우호적 분위기 때문이다. 반 총장은 한국인 사무총장으로 남북 화해와 한반도 평화에 기여하는 것에 상당한 의미를 부여해 왔다. 지난해 12월 북한이 장거리 로켓 발사에 성공한 뒤에도 “여건이 되면 방북하겠다”라며 의지를 재차 밝혔다.

북한도 반 총장의 방북에 대해 어느 때보다 적극적이다. 북한은 유엔 회원국의 자격으로 반 총장을 정식 초청해 놓은 상태이다. 반 총장의 정무파트 측근들이 2010년과 2011년에 잇달아 방북한 것도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북한은 유엔의 도움이 절실하고, 반 총장은 의미 있는 방북 이벤트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양측의 이해가 맞아떨어지는 측면이 있다”라고 말했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반기문#북한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