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새 원내대표 박기춘 “黨 뼛속까지 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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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2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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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창당 수준 혁신 선언

28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통합당 의원총회에서 신계륜 의원을 제치고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된 박기춘 의원(3선).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28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통합당 의원총회에서 신계륜 의원을 제치고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된 박기춘 의원(3선).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민주통합당은 28일 의원총회를 열어 신임 원내대표로 박기춘 의원(3선·경기 남양주을)을 선출했다. 당초 이번 원내대표는 비상대책위원장을 겸임하는 자리였으나 ‘비대위원장 별도 선출’을 공약으로 내건 박 의원이 당선되면서 민주당은 조만간 비대위원장을 별도로 선임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전당대회를 열어 당 대표를 선출하기 전까지 원내대표-비대위원장 ‘투톱 체제’로 가동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 신임 원내대표는 결선투표에서 63표를 얻어 친노(친노무현)·주류 그룹의 지원을 받은 신계륜 의원(58표)을 5표 차로 제쳤다. 앞서 1차 투표에서는 박 의원과 신 의원이 각각 47표로 동률을 이뤘고, 당내 비주류가 옹립한 김동철 의원은 29표를 얻어 3위에 그쳤다. 1차 투표에서 김 의원에게 갔던 표가 결선투표에선 박 의원에게 쏠렸다는 얘기가 많다.

박기춘 원내대표는 박지원 전 원내대표의 직계로 꼽히지만 상대적으로 계파색이 옅으며 원내수석부대표를 두 차례 지낸 ‘실무형’으로 꼽힌다. 그의 당선에는 대선 패배 후 당내 비주류가 제기해 온 ‘친노 책임론’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박 원내대표의 핵심 과제는 당내 주류·비주류 간 분열을 치유하고 새로 선임될 비대위원장과 호흡을 맞춰 당을 개혁하는 것이다. 박 원내대표는 당선 직후 기자회견에서 “(당이) 파벌이나 계파로 갈라지지 않도록 하겠다”며 “처절한 반성과 평가, 처절한 혁신을 통해 재창당 수준으로 환골탈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뼛속까지 바꿔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박 원내대표는 박 전 원내대표의 잔여임기인 내년 5월 초까지를 채우는 ‘시한부 원내대표’지만 대외적으로는 박근혜 정부 초기의 정부·여당에 맞서 제1야당의 존재감을 드러내야 할 책무도 주어졌다. 박근혜 정부의 첫 조각 이후 인사청문회 등을 진두지휘하는 것은 물론이고 정부조직 개편 문제를 놓고도 여당과 힘겨루기를 해야 한다.

원내대표 경선에 앞서 민주당 초선 의원 28명은 성명을 내고 “강력한 혁신 비대위를 요구한다”며 “이제 출범하는 비대위는 철저한 자기반성과 강력한 당 혁신 작업에 착수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대선 패배 후유증을 추스르며 당을 재건하기 위해 비대위원장을 무리 없이 선임하는 것도 급선무다. 비대위원장은 다음 달 초 당무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결정된다. 비대위원장이 선출될 때까지는 박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직을 겸임한다. 박 원내대표는 비대위원장 후보와 관련해 “당내외 인사를 같이 검토할 것”이라며 “(선출 방식으로는) 여러 가지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민주당은 이날 원혜영 의장 주재로 중앙위원회를 열어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임시전당대회를 이해찬 전 대표 사퇴로부터 6개월 이내인 내년 5월 18일까지 열도록 결정했다.

한편 원내대표 경선에서 패한 신계륜 의원의 처신이 당내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인 신 의원은 입후보 때까지 국회 상임위원장직을 사퇴하지 않았다. 더구나 결선투표까지 갔는데도 상임위원장직을 내놓지 않고 표결에 임한 게 의원들의 표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문재인 전 대선후보가 박근혜 새누리당 당선인과 달리 의원직을 내놓지 않고 대선에 임한 데 대해 당내에서 비판론이 일고 있는 상황이어서 더욱 그렇다. 2010년 5월 원내대표 경선에 나섰던 김부겸 전 의원의 경우 국회의장에게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장직 사퇴서를 제출한 뒤 입후보했다.

이남희·조수진 기자 irun@donga.com
#민주통합당#박기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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