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로켓 잔해 분석작업 착수…미국 로켓 전문가 참여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2월 14일 09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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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ㆍ군 공동조사단 구성…언론 공개

서해에서 인양된 북한의 장거리 로켓 잔해에 대한 민·군 공동 분석 작업이 본격 착수된다.

이에 따라 북한 로켓 기술이 상당부분 확인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14일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 육·해·공군, 국방과학연구소(ADD)의 전략무기 전문가, 나로호 개발에 참여한 항공우주연구원 전문가 등이 참여한 북한 로켓 공동조사단을 구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옛 소련과 이란 등이 개발한 미사일의 분석 경험이 있는 미국 전문가들도 기술자문위원으로 참여한다.

군은 평택 2함대로 이송된 로켓 잔해를 1차 조사한 뒤 대전의 국방과학연구소(ADD)로 옮겨 2차로 정밀 분석할 계획이다.

국방부 김민석 대변인은 "로켓 잔해를 정밀 분석하면 연료의 성분과 용량, 로켓동체 재질, 1단 로켓 추진체의 추진력 기술 등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인양된 1단 로켓 추진체 잔해에는 엔진이 달려 있지 않았다"면서 "북한이 그간 미사일을 발사했지만 한 번도 잔해를 남긴 적이 없었기 때문에 이번에는 미사일 능력을 확인하는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로켓 엔진 연료로 상온저장성 추진체를 사용하고 있지만 그 자세한 성분은 외부세계에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다.

군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1단 로켓 엔진은 노동-B(일명 무수단) 미사일 엔진 4개를 묶었기 때문에 시험발사 없이 실전에 배치된 사거리 3000㎞ 무수단 미사일의 실체 등을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와 해군은 이날 새벽 변산반도 서방 해상에서 인양한 북한의 장거리 로켓1단 추진체 잔해를 이날 오전 12시경 언론에 공개한다.

1단 추진체의 연료통으로 추정되는 로켓 잔해는 이날 0시26분 해군 청해진함이 인양에 성공, 평택의 해군 2함대로 이송했다.

길이 7.6m, 직경 2.4m, 무게 3.2t인 이 잔해에는 한글로 '은', '하' 두 글자가 표기돼 있다. 해군은 북한이 로켓 동체에 새긴 '은하 3호'의 파편으로 확인했다.

잔해 하단부에는 4개의 엔진에 연료를 공급하는 관이 설치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구멍 4개가 뚫려 있다.

해군 청해진함은 13일 오후 4시55분 해저 80m 지점에 가라앉은 로켓 잔해에 직경 2cm 굵기의 고장력 밧줄을 걸어 인양 작업을 시도했다.

그러나 강한 조류와 파도 때문에 인양작업은 한때 중단됐다.

해군은 오후 10시16분 작업을 재개해 두 번째 밧줄을 로켓 잔해에 걸었다.

이어 오후 11시부터 청해진함이 인양을 시작, 1시간 26분 만에 잔해를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이 과정에서 해난구조대(SSU) 소속 심해잠수사 20여명이 교대로 투입됐다.

심해잠수사들은 낮은 수온에서도 체온을 유지할 수 있는 '드라이슈트'를 착용하고 잠수사 이송용 캡슐(PTC)을 타고 해저로 내려갔다.

PTC는 3명의 잠수사에게 72시간 산소를 공급해 주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SSU는 특수기체를 이용한 포화잠수 실력이 공식기록 150m로 기네스북에도 올라있을 만큼 세계 최고를 자랑한다.

해군의 한 관계자는 "세종대왕함이 이지스 레이더로 낙하하는 로켓 잔해를 해상에 떨어질 때까지 포착했다"면서 "낙하한 위치를 정확하게 식별한 다음 심해 잠수 경험이 풍부한 잠수사들을 투입했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세종대왕함이 낙하 위치를 정확히 식별하지 못했다면 인양 작업이 상당기간 소요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군은 로켓 잔해 수색 작업을 계속하고 있으나 잔해물 낙하 해상이 워낙 넓어 조만간 수색을 중단하고 철수할 예정이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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