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인버그 “오바마, 누가 한국대통령 되든 협력”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1월 13일 11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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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아무것도 않는 북한에 대한 엄청난 혜택제공 우려"

"`전략적 인내'로 문제해결 환상 없어..中 해양강국 천명, 불길한 전조"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한국의 차기 대통령이 누가 되든 한반도 통일을 성취하기 위해 협력할 준비가 돼 있는 것으로 확신한다."

제임스 스타인버그 전 미국 국무부 부장관은 13일 통일부와 고려대 일민국제관계연구원이 서울에서 개최한 '코리아 글로벌 포럼(KGF)' 기조연설에서 이같이 밝혔다.

코리아 글로벌 포럼은 평화와 통일, 한반도 문제 담론화를 주제로 국제적 공감대 확산을 위해 2010년 창설한 1.5트랙(반관반민) 형식의 다자협의체다.

스타인버그 전 부장관은 "(오바마 정부의) 전략적 인내는 전술이지 전략이 아니다"면서 "우리 가운데 아무도 이런 접근법이 문제에 대한 장기적인 해결책을 제공할 것이라는 환상에 젖어 있지는 않다"고 전했다.

오바마 행정부 1기에서 국무부 부장관을 맡아 한반도 정책을 이끌었던 그는 한반도 통일이 중국에 도전이 될 수 있다면서 통일한국이 주변국과 갖게 될 정치적, 안보적 관계를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의 김정은 체제는 주민들이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현상을 유지하려는 강력한 유인이 있다고 통일의 어려움을 지적했다. 북한의 핵 폐기가 통일 여정에서의 필요한 첫 번째 조치라고 강조했다.

스타인버그 전 부장관은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이는 한국 차기 정부의 대북접근과 관련된 질문에 "미국은 (남북) 대화에 전혀 반대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미국 정부도 나름 우려하고 있는 것이 있다"면서 "북한이 아무 조치를 안 하는데 (북한에) 엄청난 혜택을 주는 것은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일본, 중국을 비롯한 역내 국가들의 영토분쟁 해법으로 국제사법재판소(ICJ) 활용 방안이 제기되는 것과 관련해서는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ICJ를 활용하는 것은 중립적으로 해결해도 한쪽이 불만이 있기 마련"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이어 시진핑(習近平) 체제로 가는 중국에 대해서는 "중국은 자신의 의도에 대해 주변국에 '전략적 보증(strategic reassurance)'을 행동을 통해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근의 영토분쟁에 대해 중국이 헤게모니적 야망이 없다고 주장하지만 주변국들은 증대하는 군사력을 등에 업은 야심의 표현으로 인식하고 있다면서 영토분쟁 문제에서 중국 측의 '전략적 보증'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특히 최근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의 '해양강국' 실현 요구와 관련해 "위험한 미래의 불길한 전조"라면서 중국은 커지는 힘을 휘둘러 주변국의 정당한 이해 손상을 추구하지 않겠다는 것을 보여줄 무거운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스콧 스나이더 미국외교협회 선임연구원은 한반도 통일을 위해 극복해야 할 과제로 지정학적(geopolitics) 문제의 극복, 평화적인 통일, 통일 비용, 통일한국에 대한 국제적인 지지 등을 들었다.

그는 지정학적 문제와 관련, 중국과 일본인 한반도 통일에 대해 '제로섬' 개념으로 볼 가능성을 간과했을 수 있다면서 중일 양국에 한반도 통일이 그들의 안보를 위협하지 않는 이벤트라는 것을 확신시킬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류우익 통일부 장관은 이날 축사를 통해 북한에 대해 "더 이상 망설이지 말고 변화를 시작해야 하며 변화를 촉구하는 세계사적 흐름을 거역해서는 안 된다"면서 "비핵화와 민생경제 갱생은 더 미뤄서는 안 된다. 우리 정부는 북한을 향해 대화의 문을 열어놓고 새로운 남북관계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 왔다. 앞으로도 이런 노력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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