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진당 탈당 도미노… 3081명 돌아섰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7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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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기 김재연 의원의 제명안 부결 이후 통합진보당 당원들의 ‘탈당 도미노’가 이어지고 있다. 27일부터 30일까지 3081명의 당원이 탈당(1884명)하거나 당비 납부 중단(1197명) 의사를 밝혔다. 국민참여당과 진보신당 탈당파, 옛 민주노동당 내 인천연합으로 구성된 신당권파 주요 인사들은 30일 오후 회의를 열고 탈당을 포함한 다양한 재창당 시나리오 검토에 나섰다.

탈당에 가장 적극적인 진영은 국민참여당 계열이다. 참여당 출신 천호선 최고위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전날 참여당계 당원 200여 명의 모임 결과를 전하며 “탈당해서 새로운 정당을 만드는 것도 배제하지 않으면서 당내에 아직 할 일이 남아있는지도 폭넓게 살펴보자고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조직적인 탈당과 재창당 가능성까지 언급한 것이다.

참여당계 일각에서는 ‘민주통합당 복귀론’까지 제기됐다. 참여당 출신 강동원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최근 민주당은 좌클릭, 진보세력은 우클릭하면서 간격이 많이 좁혀졌다”며 “(민주당 복귀를) 통 크게 한 번 생각해볼 가치는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다른 참여당계 인사들은 “강 의원의 사견에 불과하며 민주당 복귀는 공식 논의된 적이 없다”고 밝혔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도 “참여당 출신 인사들의 입당 타진을 받은 적이 없다. 이들을 수용할지 예단하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심상정 노회찬 의원이 주축인 진보신당 탈당파는 탈당에 좀 더 신중한 편이다. 2008년 민노당을 탈당해 진보신당을 창당했다가 지난해 진보신당을 떠나 다시 통진당에 합류한 ‘정치 역정’을 겪은 탓이다. 강기갑 대표를 지지하는 인천연합은 운신의 폭이 더 좁다. 구당권파와 함께 NL계(민족해방계열)에 뿌리를 둔 데다 구성원 중 구당권파와 인연이 깊은 이도 많기 때문이다.

‘집단 탈당 후 재창당’ 시나리오의 또 다른 걸림돌은 당이 신당권파 비례대표인 박원석 정진후 서기호 의원의 의원직 상실을 각오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들은 당이 해산하거나 제명돼야만 의원직을 유지하면서 당을 떠날 수 있다. 이 때문에 비례대표 의원들은 통진당 당적을 유지하되 모든 행동은 탈당한 신당권파 세력과 함께하는 대안도 거론되고 있다.

‘통진당 해산 후 재창당’ 시나리오는 공직선거법에 따라 비례대표 의원직 유지가 가능하기 때문에 신당권파가 선호하는 방법이다. 그러나 옛 민노당 출신 당원이 다수인 상황에서 당원 총투표가 실시되면 해산 안건이 부결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많다. 신당권파 관계자는 “구당권파와 신당권파가 서로 함께 가기 어렵다는 점을 깨달았으니 헤어지는 걸로 ‘정치적 합의’를 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구당권파는 당 해산에 부정적이다. 두 의원의 제명안 부결은 의원총회의 합법적 결정인 만큼 신당권파가 따라야 한다는 논리다. 구당권파 이정희 전 공동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지난 3개월 동안 계속돼온 대치 상황을 종결짓고 화합해 대중적 진보정당으로 나아가기를 모든 당원들께 간곡히 호소한다”며 “대립의 시간이 이제는 끝나기를 바란다”고 글을 올렸다. 그는 5·12 중앙위원회 폭력사태 직전 대표직을 사퇴한 뒤 “침묵의 형벌을 받겠다”며 공식 행보를 자제해 왔지만 이제 분당 위기 속에서 입을 연 것이다. 이 전 대표가 다시 정치활동의 전면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있다.

이남희 기자 irun@donga.com
#통합진보당#심상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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