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핵안보정상회의]韓-美-佛-벨기에 “HEU→LEU 전환 공동실험”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3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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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국 이행약속 발표

한국 미국 프랑스 벨기에 등 4개국이 각자 특화된 기술을 활용해 고농축우라늄(HEU)을 저농축우라늄(LEU)으로 대체하는 실험을 공동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김황식 국무총리는 27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전 세계에서 HEU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분야가 핵연료로 쓰이는 연구용 원자로”라며 “이번 공동실험이 잘 진행되면 더는 연구용 원자로에서 HEU를 사용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HEU는 플루토늄과 함께 핵무기 제조의 핵심 원료로 쓰이며 소량만 있어도 조악한 수준의 방사능폭탄(더티 봄)을 만들 수 있다. 전 세계에서 매년 600kg 이상의 HEU가 연구용 원자로에서 사용되고 있다.

공동실험은 미국이 110kg의 LEU를 제공하면 한국은 원자력연구원이 개발한 원심분무기술을 활용해 이를 100kg의 우라늄-몰리브덴 합금(U-Mo) 분말로 전환한다. 이어 프랑스가 이를 고밀도 U-Mo 핵연료로 바꾸면 벨기에는 자국 원자로에 이 핵연료를 넣어 가동함으로써 사용 적합성을 평가하게 된다.

이번 공동실험 약속은 2개국 이상이 내놓은 ‘공동이행약속(기프트 바스켓)’의 일종이다. 국가별 공약이 이행을 강제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자 복수 국가의 공동약속으로 구속력을 강화한 것이다. 이번 서울 정상회의에서는 모두 9개의 공동이행약속이 제시됐다.

한국은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함께 위성위치정보시스템(GPS)을 활용한 방사성물질 실시간 추적시스템을 베트남에 구현하기로 했으며, 미국 일본 등 4개국과는 운송 핵물질의 보안문제 해결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영국 등 15개국은 ‘핵시설 등에 관한 민감정보 보호’ 협력사업, 독일 등 10개국은 ‘방사성물질 안보’를 위해 공동 노력하기로 했다. 또 요르단이 주도한 ‘핵물질 밀수 및 불법거래 방지 행동계획’에 15개국 이상이 참여 의사를 밝혔고, 핵안전교육훈련센터 추가 건립에도 미국 등 10개국이 동참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미국 등 4개국은 26일 유럽 내 모든 의료용 HEU 시설을 2015년까지 LEU용으로 전환한다는 기프트 바스켓을 제시한 바 있다.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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