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黨입김 안통할 사람들”… 한나라 공천 매서운 칼날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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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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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홍원-정종섭 누구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31일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사에서 열린 비공개 비대위 회의장으로 가고 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31일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사에서 열린 비공개 비대위 회의장으로 가고 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한나라당의 19대 공천을 책임지게 된 정홍원 공직자후보추천위원장은 ‘뼛속까지 특별수사검사’로 불린다. 요즘도 재벌과 정치인을 대상으로 한 특별수사 얘기를 즐겨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때문에 31일 정치권과 법조계에선 “검사 시절 정치인의 거악에 메스를 들이댔던 것처럼 공천위원장으로서 정치권에 매서운 칼날을 휘두를 것”이라는 얘기가 나왔다.

정 위원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쓴잔을 마시는 용기와 신념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 위원장직을 맡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 위원장은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과장, 서울지검 특수부장, 서울지검 3차장 등 특별수사라인을 거치면서 이철희·장영자 부부 사기사건(1982년), 수서지구 택지공급 비리사건(1991년), 의정부 법조비리 사건(1998년) 등을 수사했다. 그는 큰 사건을 처리하면서도 ‘균형감각을 잃지 않았다’는 평을 들었다. 그 이유는 깐깐한 원칙주의자이기 때문이라고 지인들은 말한다. 그는 대검 감찰부장 시절 ‘검찰 낮술 금지’를 선포하기도 했다. 술은 세지만 즐기지 않고 골프도 치지 않는다. 정 위원장은 법무연수원장(고검장)을 끝으로 검찰에서 물러난 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 등을 맡았다. 그는 비례대표 출마 여부에 대해 “단호하게 말하는데 출마할 생각이 없다”고 했다.

서울대 법대학장 및 법학전문대학원장인 정종섭 공천위 부위원장은 헌법학계 최고 권위자로 평가받지만 항상 정치·사회의 변화를 강조해온 개혁 성향의 학자다. 정치권의 지인들은 “당의 입김이 전혀 통하지 않을 사람”이라고 잘라 말한다. 평소 여러 사람과 소통하며 유연한 자세를 보이지만 소신이 서면 주변의 눈치를 보지 않는 인물이라는 설명이다. 정 부위원장은 최근 제자들에게 “여야 할 것 없이 대대적인 정치개혁이 일어나 대의민주주의·의회정치가 복원돼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법고시에 합격한 뒤 1989년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을 지내면서 헌법재판제도의 정착과 제도화에 앞장섰고 1992년 건국대에서 교수 생활을 시작했다. 그 후 대통령자문위원 등으로 참여해 정부개혁과 사법개혁을 주장했다. 몇 차례 입각제의도 받았으나 고사했다. 개헌에 대해선 대통령제의 권력 집중에 비판적이다. 김형오 국회의장 재임 시 헌법연구자문위원회에서 김종인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과 함께 활동하면서 친분을 쌓았다. 김 위원은 비대위 활동 초기부터 박근혜 비대위원장에게 정 부위원장을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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