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매체 주요뉴스에 객관적 보도란 없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1월 11일 09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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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뉴스 `입맛대로' 보도

'세계에서 가장 폐쇄된 국가'로 꼽히는 북한은 국제뉴스도 체제 수호를 위한 수단으로 이용된다. 주요 뉴스에서 객관적 보도를 찾아보기란 어렵다.

조선중앙통신, 조선중앙TV 등 대부분 북한 매체는 하루 10건 내외의 국제뉴스를 전하지만, 주민에게 정보를 제공하기보다는 적대국들의 과오를 널리 알리고 북한과 우방의 우월성을 선전하는 수단으로 활용한다.

최근 미국과 유럽의 경제위기, 중동의 `재스민 혁명' 등 세계 곳곳에서 커다란 변화가 일어나면서 이러한 북한의 `입맛대로'식 보도가 더욱 눈에 띈다.

우선 북한이 `침략자'로 규정, 적대시하는 미국은 북한 매체들의 집중 포화를 받고 있다.

최근 북한은 미국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반(反) 월가 시위에 대해 지난 9월 말부터 2¤3일 간격으로 연달아 관련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중앙통신은 반월가 시위를 '착취계급에 대해 쌓이고 쌓인 분노의 폭발' '반인민적 제도에 대한 역사의 심판' '분노한 민심의 외침' 등으로 평가하며 적극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프랑스 파리와 스위스, 호주 등지의 반월가 시위도 빠짐없이 전하고 있다.

최근 미국 극빈층 거주지역의 인구가 급증했다는 미국 인구조사국의 발표도 발 빠르게 전했고, 미국에서 일어나는 총기 범죄 등 사건·사고도 단골뉴스다.

북한의 전통적 우방인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보도는 하나같이 긍정적이다.

국제사회를 겨냥한 중국 지도자의 발언을 세세히 소개해 중국의 위상을 알리는 한편 지난 3일 중국의 첫 우주 도킹 성공 소식을 거의 실시간으로 전하는 등 우방의 경제적·과학적 성과를 선전하고 있다.

반면 중동 국가의 소식은 반미시위, 미국의 반 테러전쟁 관련기사에서 단편적으로 언급될 뿐 이들 국가에서 벌어지는 민주화 시위에 대한 내용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리비아의 전 국가원수 무아마르 카다피의 사망소식에도 지금까지 침묵을 지키고있을 정도다.

이 같은 침묵은 카다피나 이집트의 호스니 무바라크 등 북한과 우호적이었던 통치자들의 비참한 최후가 주민들에게 알려지면 체제 동요가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보인다.

북한은 카다피 사망이 확인된 지 열흘 이상 지난 31일에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논설을 통해 "역사에는 위인을 만나 세계에서 존엄을 떨치던 민족도 세월의 흐름과 함께 쇠퇴·몰락하고 수백만의 당원을 가진 당도, 무적을 자랑하던 군대도 붕괴된 사실이 적지 않게 기록돼 있다"며 카다피의 몰락을 간접적으로 시사하며 북한의 체제를 더 강화해야 한다는 논지를 폈다.

북한은 카다피 사망 이후 '이색 사상문화 차단'을 강조하고 중동지역에 머물던 근로자들의 귀국을 금지하는 등 사상 이완과 정보 유입을 막는 데 주력하고 있어 이런편파보도는 앞으로 더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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