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본격 활동 앞둔 박근혜 싱크탱크 국가미래연구원… ‘소통-통섭-생활밀착’으로 민심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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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6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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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싱크탱크인 국가미래연구원이 7월부터 ‘소통’ ‘통섭’ ‘생활밀착’의 3가지 키워드로 새롭게 태어난다.

연구원 측은 14일 “올해 초부터 미국의 헤리티지 재단과 브루킹스연구소를 철저하게 분석했다”며 “정책과 국민 실생활 간 괴리를 좁히기 위해 국내에서 시도하지 않았던 다양한 방안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서강대 김광두 교수가 주도하고 있는 연구원은 7월 초 개설하는 홈페이지를 쌍방향 정책 소통 창구로 활용할 계획이다.

우선 홈페이지에 올린 연구원들의 정책 초안 밑에 일반인들이 실명으로 의견을 달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국민 의견을 수렴해 계속 정책을 업그레이드시켜 완성도를 높이겠다는 것이다. 일반인들도 쉽게 정책을 이해할 수 있도록 연구 결과를 동영상으로 설명하기 위한 서버 구축 작업도 진행 중이다.

한 관계자는 “교수들이 만든 정책은 실제 현실과 맞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국민의 지적을 적극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통해 국민과의 소통 기회도 넓힌다는 것이다. 그러나 설익은 초안을 미리 공개할 경우 박 전 대표의 공약으로 오해받아 공격을 받을 수 있다는 내부 지적도 있어 보완책을 고민하고 있다.

전문가들이 자신의 전공 분야에만 천착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해당 주제를 중심으로 연관된 전문가들이 한데 모여 토론하고 연구하는 ‘통섭’ 방식도 채택하기로 했다. 연구원은 이에 따라 조만간 전공별로 19개 분과로 나눴던 조직을 개편해 주제별로 다양한 전공 교수들이 모이는 태스크포스(TF) 체제로 전환할 예정이다. 다음 달 2일 예정된 전체 모임도 ‘통섭’ 과정의 일환이다.

특히 TF의 주제는 ‘일자리’ ‘생활물가’ 등 국민의 실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현안 위주로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박 전 대표가 최근 자주 언급하는 ‘복지 사각지대 해소’와 ‘계층 간 격차 보완’ 등이 주요 연구 대상이다. 박 전 대표는 14일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오늘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문제는 계층 간의 격차가 확대되고 서민생활의 어려움이 가중되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2010년 소득분배 지표를 보면 지니계수나 소득 5분위 배율, 상대적 빈곤율 등에서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지만 국민이 느끼는 체감 경기와 상당한 차이가 있다”며 “소득불평등 통계를 (분석하는 데) 국세청 자료를 활용하면 정부의 정책 오류를 줄일 수 있다”는 대안도 제시했다.

본격적인 대선 국면이 되면 연구원은 박 전 대표의 공약 수립을 담당하는 핵심 조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친박계 핵심 의원은 “다양한 친박 조직이 ‘희망포럼’으로 수렴될 가능성이 크듯이 다양한 정책 자문단도 ‘국가미래연구원’으로 수렴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의 국가미래연구원 운영 방식은 이명박 대통령이 대선 후보시절 가동했던 싱크탱크 ‘국제정책연구원(GSI)’ 운영방식과 차이가 크다. 이 대통령은 1990년대 초 GSI 전신인 동아시아연구원을 직접 설립하고 서울시장 시절 2주마다 직접 회의를 소집해 정책을 챙겼다.

반면 박 전 대표는 연구원의 거시금융소위 회원으로 회의에 참여할 뿐 직접 관여하지 않는다는 게 연구원 측 설명이다. 박 전 대표는 지난해 12월 연구원 설립을 논의할 때 “특정 후보의 싱크탱크를 벗어나 국가에 도움이 되는 연구원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대표는 연구원 이외의 인사들도 자유롭게 만나며 정책 자문을 한다는 것이다. 이는 본인의 주도하에 빠른 결정과 추진력을 중시하는 이 대통령의 리더십과 예측 가능한 시스템과 다양한 의견 수렴을 중시하는 박 전 대표의 리더십 차이라는 해석도 있다.

연구원은 현재 19개 분과 200여 명의 회원으로 운영 중이다. 연구에 참여하는 일반회원과 연구에 참여하지는 않되 100만 원의 회비를 내는 소수의 특별회원으로 나뉜다. 한 관계자는 “연구과제가 늘고 있어 회원수도 약간 늘겠지만 세를 확장하기 위해 무분별하게 참여 교수를 늘리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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