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전문가들 ‘北경수로 사고위험’ 잇단 경고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5월 11일 10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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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 日후쿠시마 원전사태 될 수도"

북한이 영변에 건설 중인 경수로의 안전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국내외에서 날로 높아지고 있다.

영변에 몰려있는 핵시설이 대부분 노후한 데다 북한이 현재 건설 중인 경수로도 국제적 안전기준을 따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자칫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같은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11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미국 노틸러스연구소의 피터 헤이즈 소장은 최근 '북한의 핵 딜레마'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북한이 경수로를 설계하고 건설하면서 국제적인 기준을 따르지 않기 때문에 북한에도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사고 같은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헤이즈 소장은 "특히 북한의 낡고 오래된 송전선이 경수로에서 나오는 전력을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며 "이로 인해 원자로 노심이 녹아내리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영변의 경수로에서 사고가 발생할 경우 북한이 혼자 수습할 수 없을 것"이라며 "한국이 경수로 건설 초기단계부터 적극 개입하는 것이 한 가지 방안"이라고 제언했다.

올리 하이노넨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도 VOA에 "북한이 기술적인 준비 없이 경수로를 짓고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VOA는 "전문가들은 북한 핵시설이 IAEA의 관리를 받지 않아 핵 사고를 파악하기도 해결하기도 어렵다고 지적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내에서도 정부와 전문가들이 함께 북한 핵시설의 안전성 문제를 잇따라 제기하고 있다.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3월 말 중국의 양제츠 외교부장을 만나 북한 영변 핵시설의 안전 문제를 언급하며 한중 양국의 대책 마련을 제안했다.

정부 당국자도 지난달 초 영변 경수로 건설이 상당히 진척된 것으로 알려지자 "북한이 국제적 안전기준에 맞춰 건설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한국형 경수로 도입자인 이병령 전 한국원자력연구소 원전사업본부장은 "사회주의 국가에서 건설되는 원전은 통상적으로 인명중시보다는 효율에 초점을 맞춘다"며 "북한이 자체 설계능력이 있다고 해도 효율보다 안전을 우선시하는 국제표준을 지켰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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