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화로는 한계… 야권통합 서둘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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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4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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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노 대부’ 문재인 前대통령비서실장 인터뷰

4·27 재·보궐선거 승리 이후 민주당에서는 야권 통합 논의가 가시화되고 있다. 2012년 총선과 대선에서 한나라당과 ‘1 대 1’ 구도를 만들어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돼 있어 당장 다음 달부터 통합과 연대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친노(친노무현) 그룹의 대부 격인 문재인 전 대통령비서실장(노무현재단 이사장·사진)은 29일 동아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내년 총선,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통합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급적 빨리 민주당, 국민참여당, 민주노동당, 진보신당을 아우르는 야권 대통합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왜 야권 통합인가.

“야권 단일후보가 한나라당 후보에게 패배한 경남 김해을 선거 결과는 야권 대통합이 왜 필요한지를 확인해준다. 단일화는 최선이 아니고, 한계가 있다. 김해을의 경우만 해도 단일화 과정에서 민주당과 국민참여당 간 갈등과 상처가 너무 컸다. 또 선거를 목전에 앞두고 단일화가 진행된 것이어서 국민들께 큰 감동을 주지 못했다. 내년 총선, 대선에서 반드시 승리하기 위해서는 보다 확실한 방법인 통합으로 가야 한다.”

―민노당, 진보신당까지 하나가 돼야 하는 이유는….

“민주당과 참여당은 원래 한뿌리이니 합해야 한다. 정당에 계신 분들은 민주당, 참여당, 민노당, 진보신당 간 차이가 있다고 하지만 국민은 ‘대체 무슨 차이가 있느냐’고 의아해한다. 한나라당과의 차이는 크지만 (4개) 야당 간 차이는 작은 것이어서 함께 손잡고 갈 수 있다는 게 국민의 판단이다. 국민의 요구에 부합해야 한다.”

―참여당과의 ‘합당’은 당연하다는 얘기인데, 참여당은 선거 패배 직후 ‘연대’에 전력하겠다고 밝혔다. 유시민 대표가 통합에 동의할까.

“연대란 단어에 통합이란 의미가 포함돼 있을 것이다. 정치는 현실이지 않나. 유 대표도 야권 통합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고, 이번 선거 결과(패배)를 성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유 대표는 분열적 사고를 가진 분이 아니다. 유 대표도 통합이란 요구를 거스르지 않을 것이다.”

―김해을 야권 단일후보가 민주당 소속이었다면 선거 결과가 달라지지는 않았을까.

“개인적으로는 민주당 후보가 단일후보가 됐다면 결과는 더 나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민주당 지도부가 ‘참여당 후보를 찍어달라’고 열심히 선거를 도왔지만 민주당 지지층의 밑바닥 민심이 (지도부의 말을) 따라가는 건 아니다.”

민주당 연대·연합특위 위원장인 이인영 최고위원도 이날 “10월, 11월에 민주당의 전당대회가 있을 예정이기 때문에 9월까지는 통합의 윤곽이 그려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내 최대 모임인 ‘진보개혁모임’은 다음 달 1일 대전 유성에서 워크숍을 열고 야권 통합 문제를 논의한다. 모임에는 김근태 상임고문, 문희상 원혜영 의원, 이 최고위원 등 386그룹, 친노그룹의 백원우 의원 등 70여 명이 참여하고 있다.

민주당에서 참여당과 하나로 합쳐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열린우리당 시절 한솥밥을 먹던 ‘식구’였기 때문이다. 다만 손학규 대표 등 민주당 내 상당수가 참여당, 일부 시민사회 인사와는 통합하되 민노당, 진보신당과는 선거연대를 하는 이른바 ‘단계적 통합’을 염두에 두고 있어 민노당, 진보신당까지 아우르는 ‘야권 통합’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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