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피격’ 43분만에 한미연합사에 통보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24일 11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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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백서'로 재구성한 초기 보고과정

지난해 천안함 피격 사건이 발생한 사건 당일 한미연합사령부에 통보되기까지 무려 43분이 소요된 것으로 드러났다.

북한의 공격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긴 했지만 전시작전통제권을 행사하는 연합사에 너무 늦게 통보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새삼 제기되고 있다.

정부가 24일 발간한 '천안함 백서'에는 피격 직후 이뤄진 상부 보고 과정이 소상하게 기록돼 있다.

이를 토대로 지난해 3월 26일 밤 당시의 상황을 재구성해 봤다.

26일 오후 9시22분 격침된 천안함으로부터 제2함대사령부 지휘통제실에 첫 보고가 이뤄진 시각은 오후 9시28분. 천안함 포술장이 휴대전화로 2함대 상황장에게 "좌초, 폭발음이 났고 침몰 중이다. 구조가 필요하다"고 보고했다.

2함대사령부는 천안함 침몰상황을 해군작전사령부에 오후 9시31분, 합동참모본부에 오후 9시45분에 각각 보고했다. 해군작전사령부가 합참에 보고한 시각은 그 사이인 오후 9시43분이었다.

그러나 청와대에 대한 합참의 정식 보고는 그로부터 8분 뒤에나 이뤄졌고 연합사에는 오후 10시5분에 통보됐다.

오후 9시50분 경 합참 해상작전과 담당장교로부터 휴대전화로 '천안함 침수 상황'을 보고받은 청와대 국방비서관실 행정관(해군 대령)이 즉시 이를 국방비서관에 보고하고 1분 뒤 청와대 위기상황센터에서 합참 지휘통제실에 천안함 상황을 문의하자그때에서야 정식 보고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천안함으로부터 해군작전사령부와 합참을 거쳐 청와대까지 보고하는 데까지는 사건 발생 시점부터 무려 29분이 소요됐고 연합사 통보까지는 43분이나 걸린 셈이다.

백서는 그러나 "천안함으로부터 해군작전사령부, 합참, 국방부, 청와대까지 보고하는 데 23분이 소요됐다"며 청와대까지 보고에 소요된 시간을 천안함으로부터 최초보고가 이뤄진 오후 9시28분을 기준으로 계산하기도 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이명박 대통령은 오후 9시51분 당시 김성환 외교안보수석으로부터 천안함 침몰사건을 최초로 보고받고 즉시 외교안보장관회의를 소집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오후10시10분 청와대 위기상황센터 상황실에서 자세한 상황 보고를 청취했다.

그러나 군 작전을 총괄하는 합참의장과 대통령을 보좌해 군을 총괄하는 국방장관에게 천안함 침몰에 대한 최초 보고가 이뤄진 시각은 각각 오후 10시11분과 오후 10시14분이라고 백서는 소개하고 있다.

사전에 상황을 파악하고 대통령에게 보고해야 할 합참의장과 국방장관이 대통령이 자세한 상황을 보고 받은 뒤에야 최초 보고를 받은 셈이다.

이 밖에 당시 이상의 합참의장은 김태영 국방장관보다 17분 늦은 오후 10시42분 경 합참 지휘통제실에 복귀했다.

백서도 이와 같은 군의 초동조치에 대해 "우리 군의 위기관리시스템에 따른 대응 및 조치는 전반적으로 미흡했다"며 "사건 초기 피격상황에 대한 보고 및 전파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대응 조치에 혼선을 초래했다"고 기술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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