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들은 GPS 공격을 받으면 기지국 안테나의 위치를 조정해야 하지만 상당수 안테나는 위치 조정이 아예 불가능했다. 또 안테나의 위치를 조정해도 통신장애가 계속 발생한 곳도 적지 않았다.
당시 91개 기지국에서 통신장애가 발생한 SK텔레콤은 이 중 4개 기지국의 안테나 위치를 바꿔 통신장애를 해결했다. 하지만 나머지 87개 기지국은 위치 조정이 아예 불가능했다. 이 의원실 관계자는 “안테나의 위치를 신속하게 조정하기 힘든 데다 위치를 잘못 바꾸면 오히려 통신에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40개 기지국에서 통신장애가 일어난 KT는 25개 기지국의 안테나를 조정해 문제를 해결했지만 15개는 위치를 조정할 수 없었다. LG유플러스의 경우 통신장애가 발생한 30개 기지국 가운데 절반인 15개는 안테나 위치 조정이 불가능했다. 또 나머지 15개 기지국의 안테나는 위치를 조정했음에도 이 중 8곳에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
방통위는 주로 높은 곳에 위치한 기지국에서 통신장애가 많이 발생하며 전체 기지국의 20∼30%가 고지대에 위치해 있다고 밝혔다. 또 방통위는 GPS 공격이 24시간 이상 지속되면 시스템 오류로 전화가 아예 먹통이 되는 등 심각한 통신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행히 지난해 8월 23∼27일 5일간 벌어진 GPS 공격은 하루 최대 지속시간이 13시간에 그쳤다. 이달 4∼7일에도 간헐적으로 GPS 공격이 이뤄져 심각한 통신장애는 없었다.
한나라당은 9일 김관진 국방부 장관,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 등과 함께 북한의 GPS 및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 공격 등 전자전에 대비한 긴급 당정회의를 열었다. 김 장관은 이 자리에서 “북한이 휴대할 수 있거나 차량을 이용한 GPS 교란기를 다수 보유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북한이 GPS 교란 전파를 개성 외에 금강산에서도 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도 이날 “(GPS 교란행위를) 북한이 한 것이 틀림없다”며 “무선신호를 쏜 위치와 시간, 횟수는 모두 확인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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