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 최초의 조기경보통제기 ‘피스아이’ 전격 공개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2일 18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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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한국은 '피스아이(평화감시자)'로 한반도 전역을 커버할 수 있습니다."

2월 24일 오후 미국 시애틀에 소재한 보잉사의 켄트 공장에서는 한국 공군 최초의 조기경보통제기(AEW&C) E-737 '피스아이'가 한국 기자들에게 공개됐다. 흰색으로 도색된 E-737기의 옆면에는 회색으로 '대한민국 공군'이라는 글자와 함께 태극 문양이 선명하게 들어가 있었다.

조기경보기는 고성능레이더로 원거리에서 이동하는 적의 움직임을 포착해 지상기지에 보고하고, 아군의 전투기를 지휘 통제하는 항공기다. 이 때문에 '날아다니는 전투지휘사령부'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 한국 공군은 2006년 16억 달러(약 1조8000억 원)를 들여 보잉사의 E-737 4대를 구입해 '피스아이'라고 명명했다. 4대를 구입한 것은 연료 및 승무원의 피로 등을 감안할 때 8시간 운항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3대가 작전에 투입되면 나머지 한 대는 다음 작전을 위한 정비에 들어간다.

보잉사의 한국 조기경보기 프로그램 매니저를 맡고 있는 랜디 프라이스씨는 '피스아이'를 가리키며 "한반도 지형에 적합한 레이더 기지"라고 소개했다. "지상레이더 기지는 산 뒤편에 있는 비행물체를 잡기 어렵기 때문에 특히 북한의 AN-2처럼 낮은 고도로 비행하는 항공기에 대해서는 취약하지만 '피스아이'는 공중에서 탐지하기 때문에 이러한 단점을 극복한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저기 맨 위의 레이더를 봐 주세요."

옆에서 보면 마치 '초가집'을 세워둔 것 같은 커다란 레이더가 보였다. '피스아이'의 핵심 다기능전자주사배열(MESA·Multirole Electronically Scanned Array) 레이더였다. 프라이스 씨는 "과거 공중조기경보통제기의 레이더와는 비교할 수도 없다"고 강조했다.

"예전에는 원통형 모양의 레이더가 12초에 한 번꼴로 360도 회전하며 각 방향을 탐지했지만 '피스아이'의 MESA 레이더는 각 방향으로 동시에 빔을 쏴서 탐지하기 때문에 감시의 '사각지대'가 없습니다. 레이더 전파의 출력을 특정 부분에 집중시켜 더 멀리 떨어져 있거나 크기가 작은 목표를 보다 세밀하게 탐색할 수도 있습니다."

고도 1만 m 이상에서 움직이기 때문에 비나 눈, 폭풍 등 기상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다는 장점도 있다. 공군 관계자는 "강풍이 불면 레이더 성능이 약간 떨어질 수는 있지만 기상에 절대적으로 영향을 받지 않고 비가 와도 탐지기능이 약해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아쉬운 부분도 있다. 탐지가능한 지역이 해상과 상공뿐이다. 즉 육상에 붙어있는 표적은 탐지할 수 없다. 보잉 측은 "전자빔을 통해 인식하는 전파가 달라 육상에 붙어있는 물체는 불가능하고 수면 위에 떠있는 배나 지상 위에 떠있는 비행물체는 모두 탐지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서해 5도에 위협이 되고 있는 장사정포나 해안포의 움직임을 포착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피스아이'는 6월 한국 공군에 1대가 인도되며, 나머지 3대는 연말쯤 인도될 예정이다.

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

#Eye#Korean#Pe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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