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이계 ‘함께 내일로’ 송년회… 박근혜 빠른 행보 속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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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2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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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대선 조기과열땐 리더십 혼선”

“도지사 먼저” “장관 먼저” 29일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나라당 친이(친이명박)계 ‘함께 내일로’ 송년회에 참석한 이재오 특임장관(왼쪽에서 세 번째)과 김문수 경기도지사(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인사말 순서를 양보하기 위해 마이크를 서로 떠넘기고 있다. 박근혜 전 대표의 싱크탱크 출범 직후 열린 이날 모임은 친이계의 내부 결속을 다지는 의미를 갖고 있어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이종승 기자 urisesang@donga.com
“도지사 먼저” “장관 먼저” 29일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나라당 친이(친이명박)계 ‘함께 내일로’ 송년회에 참석한 이재오 특임장관(왼쪽에서 세 번째)과 김문수 경기도지사(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인사말 순서를 양보하기 위해 마이크를 서로 떠넘기고 있다. 박근혜 전 대표의 싱크탱크 출범 직후 열린 이날 모임은 친이계의 내부 결속을 다지는 의미를 갖고 있어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이종승 기자 urisesang@donga.com
한나라당 범친이(친이명박)계 최대 모임인 ‘함께 내일로’가 29일 저녁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만찬을 겸한 송년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는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를 비롯해 이재오 특임장관, 김문수 경기도지사 등 40여 명의 친이계 인사들이 참석했다. 이 중 현역 의원이 34명이었다. ‘함께 내일로’의 현역 의원 회원은 70여 명이다.

이 모임 대표인 안경률 의원은 “우리끼리 식사를 하고 송년회를 하는 자리”라며 “정치적으로 해석하지 말아 달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정치권에선 ‘함께 내일로’가 갖는 여권 내 위상 때문에 비상한 관심이 쏠렸다. 박근혜 전 대표가 최근 본격적인 대선 행보에 들어간 상황과 맞물렸기 때문이다.

○ 친이계 총집결…김문수에 시선 집중

안 의원은 “우리 모두 이명박 정부의 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하면서 차기 정권 창출에도 앞장설 것을 다짐하자”라고 분위기를 띄웠다. 이 장관도 “남은 기간 이명박 정부가 성공해 ‘한 번 더 기회를 주면 이명박 정부가 했던 것을 완성하겠다’고 말해야 한다”고 정권 재창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친이계에서 박 전 대표에 맞설 잠재적 대권 후보 중 한 사람으로 꼽히는 김 지사에게 시선이 집중됐다. 이 장관이 김 지사에 대해 “정말 몸으로 도정을 살피는 훌륭한 성품과 지도력을 갖고 있다”고 치켜세우자 김 지사는 “친정에 온 것 같다”고 화답했다.

김 지사는 의원들에게 “정권 재창출을 위해서는 당이 중심이 돼야 한다. 싱크탱크를 얘기하는데 당만큼 훌륭한 인재가 많이 모이는 곳이 어디 있느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최근 대규모 싱크탱크를 발족한 박 전 대표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됐다. “‘(대선에서) 줄을 잘 서자”는 건배사가 나오는 등 분위기가 달아오르자 김 지사에 대한 덕담도 오갔다고 한다.

모임이 끝난 후 김 지사는 즉석 기자간담회를 갖고 “대선 조기 과열이 되면 국가적 리더십의 혼선이 있을 것”이라며 다시 박 전 대표와 각을 세웠다.

이날 모임에 오세훈 서울시장과 홍준표 최고위원도 초청을 받았으나 오 시장은 서울시의회와의 예산안 대치 상황 때문에 참석하지 못했고, 홍 최고위원은 “계파 모임 해체라는 내 소신에 맞지 않는다”며 불참했다.

○ 친이계의 고민도

이날 모임에서 건재를 과시했지만 친이계의 위기감도 적잖다. 한 친이계 의원은 “함께 내일로가 이번에 마지막 송년모임을 하는 거 아니냐”고 농담을 했다. 박 전 대표의 지지율 고공 행진이 계속될수록 친이계가 구심력을 잃고 동요하기 시작할 것이란 우려에서다. SD(이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의원)계, 이재오계, 소장그룹 등으로 나뉘어 있는 친이계가 경우에 따라서는 분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러나 한 친이계 핵심 의원은 “정권 창출의 경험과 여전히 현역 의원이 100명이 넘는 세를 갖고 있는 친이계가 뭉친다면 대선 정국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친이계가) 그렇게 쉽게 무너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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