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관리들 뇌물도 中위안, 美달러 선호”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2월 22일 17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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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 시장 거래뿐 아니라 뇌물로도 중국 위안화와 미국 달러화가 북한의 원화보다 선호될 정도로 외화 사용이 일반화됐다고 대북 인권단체 '좋은벗들'이 22일 전했다.

이 단체는 소식지에서 '북한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청진 수남시장, 함흥 추평시장, 신의주 채하시장, 혜산 신흥시장 등 주요 시장에서 웬만한 상품은 인민폐나 달러화로 거래하고 있다"면서 "소소한 물건값은 북한 돈으로 매길 때도 있지만 북한 돈으로 10만원 이상인 물건값은 인민폐나 달러로 받는다"고 밝혔다.

이 단체에 따르면 시장 소매상도 물건값을 물어보면 달러나 위안화로 말하는 경우가 많아져, 쌀 한 포대가 얼마냐고 물으면 보통 위안화로 계산해 '100원'이라고 말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11월 말 량강도 혜산 신흥시장에서는 모처럼 장을 보러 나온 농장원이 쌀 1포대에 '100원'이라는 말을 인민폐가 아닌 북한 돈 100원으로 잘못 알아듣고 쌀 7포대 값을 북한 돈 700원으로 건넸다가 장사꾼에게 `무식하다'라는 말을 들으면서 한바탕 승강이가 벌어지기도 했다고 단체는 밝혔다.

단체는 "각 시, 군에서 운영하는 국영상점이나 수매상점에서도 북한 돈으로 계산하지 않는 분위기"라면서 "이전에 외화상점에서만 달러나 인민폐로 계산하던 것이 이제는 전체 상점으로 확대된 양상으로, 주민들 사이에서도 텔레비전, 녹화기(VCR 등), 자전거, 세탁기 등을 사려면 달러나 인민폐를 들고 가는 것이 당연시되고 있다"고 전했다.

단체는 이어 "북한 돈의 가치가 떨어지면서 주민들을 통제, 단속하는 보안 기관원도 뇌물을 받을 때 북한 돈은 반가워하지 않는다"면서 "기관원들이 가장 선호하는 것은 달러지만 실제로 가장 많이 받는 것은 인민폐로, 함경북도 회령시에서 보안 기관원들이 6개월 노동단련형을 받은 사람들에게 1개월 당 인민폐 100원씩 받고 풀어준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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