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이 2강 형성… 친박 4명 교통정리 관건

■ 한나라 7·14전대 14명 후보등록

여성몫 빼면 사실상 두 자리 경쟁
홍사덕 “친박계 뜻 모아진것 있어”
소장파 단일화 - 1인 2표도 변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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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의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7·14전당대회’ 후보등록이 4일 마감되면서 5일부터 열흘간의 열전 레이스가 펼쳐진다. 4일 14명이 후보등록을 마쳐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사상 가장 많은 후보가 등록하는 기록을 세웠다.

○ 열흘간 선거 레이스 돌입

이날 4선인 남경필 안상수 홍준표 의원과 3선인 서병수 의원, 재선인 나경원 이성헌 이혜훈 정두언 한선교 의원, 초선인 김성식 정미경 조전혁 의원이 등록했다. 원외에선 김대식 전 전남도지사 후보와 김영수 당 중앙위원회 상임전국위원 등 2명이 출사표를 내 모두 14명이 후보등록을 마쳤다.

안상수 홍준표 나경원 정두언 정미경 의원과 김대식 전 후보는 범(汎)친이(친이명박)계로 분류된다. 서병수 이성헌 이혜훈 한선교 의원은 친박(친박근혜)계이고 남경필 김성식 조전혁 의원은 중립 성향이다. 서울 은평을 재선거에 예비후보로 등록한 김영수 상임전국위원은 후보기호 추첨에 참여하지 않아 완주 가능성이 낮다고 당 관계자는 전했다.

후보들은 5일 SBS 주최 TV토론회를 시작으로 네 번의 TV토론과 다섯 번의 지역별 비전설명회에 참석한다. 후보가 많다 보니 토론이나 비전설명회에서 후보자별 발언시간이 10분 정도에 그칠 전망이어서 짧은 시간에 분명한 메시지를 제대로 전달하느냐가 당락을 가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전당대회에선 대의원 투표 70%와 일반인 여론조사 30%를 합산해 대표최고위원을 포함해 5명의 최고위원을 선출한다.

○ 개혁·소장파 후보 단일화 여부 주목

현재 판세는 원내대표를 지낸 안상수 홍준표 의원이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는 게 당내의 대체적 분석이다. 안 의원은 박 전 대표의 국무총리 추대론을 주장하며 친박계 표심 잡기에 나섰다. 홍 의원은 대통령을 당 상임고문으로 위촉해 당과 청와대의 수평적 관계를 제도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친이계 일각의 의구심을 해소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여성 몫 최고위원 자리를 놓고는 친이계 나경원 정미경 의원과 친박계 이혜훈 의원이 경합하고 있다.

당내에선 6·2지방선거 패배 뒤 화두가 된 쇄신의 흐름이 표심(票心)에 어떻게 반영될지 주목하고 있다. 특히 개혁 성향과 소장파 후보들이 최고위원 진입을 위해 막판 후보 단일화를 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또 ‘1인 2표’제인 전대에서 대의원들이 자율투표에 나설 경우 예상치 못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날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전대와 관련해 흔히 얘기하는 이심(李心·이명박 대통령의 뜻)은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 대통령은 대의원들의 자율투표를 통해 당이 자생적 활력을 복원하는 것이 국민의 바람에 부응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친박계 ‘교통정리’ 이뤄질까

친박계 대표로 누가 최고위원이 되는지도 주요 관전 포인트다. 후보 등록 전 친박계 내부에선 “친박계 후보 난립으로 공멸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높았다. 이 때문에 홍사덕 허태열 의원 등 친박계 중진들이 나서 후보 등록 전 주성영 의원의 자진 사퇴를 이끌어냈지만 친박계 후보가 여전히 4명이나 돼 어떤 형태로든 교통정리에 들어가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홍 의원은 “애초 ‘어떤 후보들로 정리됐으면 좋겠다’는 친박계의 중지가 있었던 만큼 대의원들이 최선의 선택을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김무성 비상대책위원장은 “캠프별로 경고가 세 번 누적되면 후보 자격을 박탈하겠다”고 밝혔다. 당헌·당규에는 이런 규정이 없지만 대의원 향응 제공, 흑색선전 등 구태 선거와 당의 화합을 깨는 행태를 엄단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이를 위해 한나라당은 5일 후보자들이 참여하는 클린선거 서약식을 연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황장석 기자 suro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