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재형 “참 내? 뭐 이래… 답변 똑똑히” 이재오 “질문을 질문 같은 걸 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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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6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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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 도입’ 놓고 국회 설전
민주 “국회 모독” 해임 요구
‘은평을 출마 기싸움’ 분석

21일 오전 국회 정무위원회 회의장. 국민권익위원회의 업무보고 자리에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도입 문제를 놓고 민주당 홍재형 의원과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사진)이 거친 설전(舌戰)을 벌였다. 그동안 공수처 도입의 필요성을 제기해 온 이 위원장에게 홍 의원이 “공수처 도입 법안을 왜 내지 않느냐”고 다그친 것이 발단이 됐다. 이 위원장은 “우리가 하려고 하면 오해만 받으니까 야당 의원들이 좀 해 달라고 요구한 적이 있다”고 받아쳤다.

“(야당에 법안 제출해 달라는 걸 보니) 권익위원장이 야당이 뭐라고 하면 꼼짝 못하시는군요.”(홍)

“꼼짝 못하는 게 아니라 되지도 않는 말을 많이 하니까….”(이)

“그렇게 소신이 있으면 행정부에서 (법안을) 내야죠. 말만 하시고 행동을 안 하면 안 되죠.”(홍)

“(권익)위원장 개인의 권력을 강화한다고, 공수처 한다고 (야당이) 난리를 치지 않았습니까.”(이) (중략)

“행정부가 (법안) 내면 여당 권력 강화한다고 안 된다면서요.”(이)

“누가 그래요? 누가?”(홍)

“참 나….”(이)

“참 내가 무슨 참 내입니까. 답변을 똑똑히 하세요.”(홍)

“질문을 똑똑히 하세요.”(이)

“뭐 이래!”(홍)

“(내가) 국무위원석에 앉아있으니까 무슨…. 아, 그러니까 질문을 질문 같은 걸 해야죠!”(이)

“질문이 질문 같지 않아요? 지금?”(홍)

허태열 정무위원장이 중재에 나섰지만 이 위원장은 “질문을 감정적으로 하면 되겠습니까”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야당 의원들이 “국회 모독”이라며 이 위원장의 사과를 요구하고 나서자 이 위원장은 “언성을 높이고 심려 있게 답변 드리지 못한 것은 죄송하다. 앞으로 답변을 신중하게 하겠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야당 측 반발로 오전 10시 8분 시작된 회의는 1시간 24분 만에 정회됐다. 오후에 회의는 속개됐지만 권익위 업무보고는 중단됐고 민주당은 대변인 논평을 통해 이 위원장의 해임을 요구했다. 결국 이 위원장은 오후 5시 50분경 다시 한번 사과했다. 정치권에서 이날 설전은 이 위원장의 출마가 유력한 7·28 서울 은평을 재선거를 앞두고 이 위원장과 야당이 벌인 ‘기싸움’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황장석 기자 suro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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