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국민의 선택]역시나… 헷갈렸던 교육감-교육의원 선거 “아무나 찍었다” “기권”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6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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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권자들 “후보 잘 몰라 난감”

‘로또 선거’ ‘깜깜이 선거’로 불린 교육감·교육의원 선거는 예상대로 투표장을 찾은 유권자들을 곤혹스럽게 했다. 부산 부산진구의 한 투표소를 찾은 이모 씨(68·여)는 “투표용지를 받는 순간 눈앞이 깜깜해져 누구에게 투표했는지 기억도 안 난다”고 말했다. 이 씨가 받아든 투표용지에는 교육감 후보 9명, 교육의원 후보 4명의 이름이 나와 있었다. 정당 소속이 아니라 이름만 덩그러니 나와 있는 교육감·교육의원 투표용지를 본 이 씨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서울 성북구 돈암동 제2투표소에서 투표를 한 이홍민 씨(25)는 “후보들이 이름만 알리는 데 급급해 평소 명함을 받거나 유세를 봤어도 기억할 만한 공약이 없어 누구를 뽑아야 할지 고민했다”며 “특히 교육의원은 유세하는 것도 거의 못 봐 이름은 물론이고 성향도 몰라 난감했다”고 토로했다.

직장인 이모 씨(30)는 “교육의원은 이름도 모르는데 정당 표시도 없으니 그냥 찍었는데 나중에 확인해 보니 내가 지지하는 후보가 아니었다”며 안타까워했다.

아예 기권을 하거나 투표를 거부한 유권자도 있었다. 김모 씨(48·여·서울 송파구 문정동)는 “교육감은 정책보다 문구에 끌리는 사람을 택했는데 교육의원은 공보물을 봐도 헷갈려 아무나 찍을까 하다가 아예 기권했다”고 말했다. 경기 광주시 퇴촌면 제3투표소에서는 한 70대 유권자가 “교육감과 교육의원은 알지도 못하는데 왜 찍어야 하냐”며 투표용지를 찢어버리기도 했다.

교육감 후보들 역시 끝까지 ‘로또 선거’에 불안해하는 모습이었다. 특히 일부 투표소에서 투표용지가 정해진 순서와 다르게 교부되고 있다는 제보가 잇따르자 후보들은 예민하게 반응했다. 서울시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남승희 후보는 “투표를 하기 위해 강남구 압구정동 제2투표소를 찾았다가 현장을 직접 목격했다. 정당이 표시된 시도의원 투표용지가 위에 있고 교육감 투표용지가 가장 마지막 장에 있더라”며 “담담하게 갔다가 선관위가 줄투표를 하도록 유도하고 있는 것을 보고 화가 났다”고 말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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