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나진항 개발권 세일 나섰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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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3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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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러에 부두사용권 10~50년 제공”
“나선市 전면 개방”… 화폐개혁 실패-경제난 돌파구로
도로-철도시설 열악… 외국인 투자 유치 쉽지 않을 듯

북한이 함경북도 나선시의 나진항을 러시아와 중국에 적극 개방하고, 이르면 6개월 후 나선시 전체를 외국인투자가에게 개방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대)에 참석한 리룽시(李龍熙) 지린(吉林) 성 옌볜(延邊)조선족자치주 당위원회 부서기는 8일 “북측이 나진항 3호 부두 50년 사용권을 러시아에 이미 제공했고, 2008년 중국에 제공했던 1호 부두 사용권을 10년간 연장하는 것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나진항에는 모두 5개 부두(1∼5호)가 있으나 대부분 시설이 낙후한 데다 항구에 이르는 철도나 도로 시설이 열악하다. 북한은 자금이 부족하고 자체적으로는 부두를 이용할 물동량도 없어 외자를 유치해 부두를 개발하려는 계획을 오래전부터 추진해왔다. 중국과 러시아는 물론 한국 업체들에도 부두나 도로를 건설하고 그 투자비용은 일정 기간 항구나 도로사용료를 받아서 회수하는 방식을 제시해 왔다. 중국은 동북 3성에서 외국이나 상하이(上海) 등 남부 연안 지방으로 가는 물동량 수송을 위해 동해로 나가는 항구가 필요하다.

한편 일본 산케이신문은 8일 북한이 나선시를 외국 기업에 완전 개방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일본의 대북인권단체 ‘구출하자 북한 민중, 긴급행동 네트워크(RENK)’에 따르면 장성택 조선노동당 행정부장이 이달 나선을 방문해 “6개월 후에 이곳을 완전히 개방하겠다”고 선언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북한의 이 같은 개방 방침은 지난해 5월 2차 핵실험으로 인한 국제사회의 제재와 화폐개혁 실패 등으로 어려움에 처하자 돌파구를 찾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나선시를 개방해도 당장 외자 유치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많다. 북한은 오래전부터 나진항 부두 사용권을 제공하며 투자 유치 의사를 밝혔지만 별다른 성과가 없었다. 잦은 국제사회의 제재 등으로 정치적으로 위험이 많은 것은 물론 나진항을 사용하려면 항구 시설 개선과 항구에 이르는 도로 등에 많은 투자가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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