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요청?… 서해조업 中어선 하루새 절반 사라져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5월 30일 02시 59분



중국 어선들이 29일 서해 북방한계선(NLL) 북측에 있는 석도 부근에서 선단을 이뤄 대기하고 있다. 백령도와 연평도 등 서해5도 주변 NLL 해상에서 조업하던 중국 어선 280여 척 가운데 절반 이상이 28일 서해상으로 사라져 북한의 도발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연평도=변영욱 기자
중국 어선들이 29일 서해 북방한계선(NLL) 북측에 있는 석도 부근에서 선단을 이뤄 대기하고 있다. 백령도와 연평도 등 서해5도 주변 NLL 해상에서 조업하던 중국 어선 280여 척 가운데 절반 이상이 28일 서해상으로 사라져 북한의 도발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연평도=변영욱 기자
연평해전때와 상황 흡사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해상에서 조업하던 중국 어선들이 갑자기 철수하고 있어 군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갑작스러운 중국 어선의 철수를 서해에서 북한의 도발이 임박했다는 징후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백령도와 연평도 등 서해5도 주변 NLL 해상에서 조업하던 중국 어선 280여 척 중 절반 이상이 28일 하루 동안 서쪽 해상으로 사라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매우 이례적인 상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최근 NLL 주변 해역의 어획량이 지난해보다 늘어 일부 어선은 조업통제선을 벗어나려는 움직임까지 보였기 때문에 대규모 어선이 서쪽으로 물러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군은 북한군 도발을 앞두고 북한이나 중국 당국에서 중국 어민들에게 NLL 해상 접근을 금지시켰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과거 서해에서 남북 간 충돌이 있기 전에도 중국 어선들은 이와 비슷한 움직임을 보였다. 1999년과 2002년 발생한 1, 2차 연평해전 때 남북 간 충돌이 있기 며칠 전에 중국 어선들이 동시에 사라진 적이 있었다. 만약 북한의 요청으로 중국 어선이 철수한 것이라면 북한은 해안포나 단거리미사일로 NLL 해상의 한국 해군 경비정을 위협하기 위해 어선을 대피시킨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중국 어선이 철수한 것만을 놓고 북한의 도발을 예측하는 것은 무리라는 분석도 있다. 2월에도 서해5도 인근에서 조업하고 있던 중국 어선 50여 척이 모두 철수해 자취를 감춘 적이 있었지만 이런 징후가 북한의 도발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군은 남북 간 긴장 고조에 따라 중국 당국이 충돌의 빌미를 주지 않기 위해 미리 어선 철수를 지시했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북한의 도발을 감지했기 때문이 아니라 남북 간 충돌 과정에서 중국이 의도하지 않게 개입되는 상황을 우려한 예방조치일 수 있다는 것이다.
류원식 기자 rew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