씁쓸
■ 이상득 의원
경선 내내 ‘보이지 않는 손’ 논란
일각선 “영향력 예전 같지 않아”
하지만 이번 경선 과정에서 그가 당에 미치는 영향력이 예전 같지 않다는 얘기도 나온다. 그가 ‘최경환 카드’를 민다는 소문이 퍼지자 위기감을 느낀 친이계가 안상수 의원 쪽으로 강하게 뭉치는 계기가 된 것이다. 친이계가 이 전 부의장의 뜻을 사실상 집단적으로 거스른 것이다. 친이 측의 집단행동에 따른 경선 후유증으로 당내 갈등이 고조될 경우 이 전 부의장이 ‘막후 조정자’ 역할을 할 여지는 남아 있다. 한 친이계 의원은 “SD(이 전 부의장의 영문 이니셜)가 ‘수욕정이풍부지(樹欲靜而風不止·나무는 가만히 있으려고 하나 바람이 그치지 않는다)’라고 생각하겠지만 그가 당에 남아 있는 한 이런 굴레에서 자유롭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
쓴맛
‘최경환 카드’ 친이계에 외면 당해
그러나 그가 ‘김무성 카드’를 걷어차면서도 이번 경선에서 투표에 참가해 원칙과 절차를 중시하는 정치인이라는 것은 거듭 확인됐다. 박 전 대표가 용인한 ‘최경환 정책위의장 카드’는 친박계에 두 가지 의미를 담고 있었다. 박 전 대표는 화합할 의지가 없다는 비판을 봉합하는 동시에 10월 재·보선과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미래 권력’으로의 이동이 어느 정도 실현 가능한지 점쳐 볼 수 있는 리트머스 시험지였던 것이다.
하지만 당내 화합을 촉구하던 소장파나 쇄신파도 정작 투표장에선 ‘황-최’ 조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한 친박계 의원은 “경선 흥행을 위해 ‘황-최’ 조를 띄워 놓고 정작 투표장에선 외면해 버리곤 무슨 친이-친박 화합을 얘기하느냐”며 경선 결과에 불만을 토로했다. 투표장에서 굳어진 박 전 대표의 표정은 그의 복잡다단한 속내를 보여주는 듯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조심
막판 세결집… 재기 가능성 확인
하지만 이 전 의원은 경선 기간 내내 침묵을 지켰다. 10월 재·보선에 출마하려면 친박계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전 의원 계열로 분류되는 의원들이 똘똘 뭉쳐 안상수 의원을 당선시킴에 따라 결과적으로 “배후에는 이재오가 아니냐”는 의심을 받게 됐다. 당내에서는 두 계파가 노골적인 표 대결을 벌인 상황에서 친이계가 압승함에 따라 이 전 의원의 당내 기반이 탄탄함을 재차 확인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하지만 그동안 친박의 ‘공적 1호’로 불린 그는 10월 재·보선을 5개월 앞두고 또다시 친박계의 집중적인 견제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종훈 기자 taylor55@donga.com
민망
재보선후 화합책 번번이 무산
수도권의 한 재선 의원은 “경선 결과는 강력한 리더십을 원하고 있다는 의원들의 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한 친이계 초선 의원은 “대안이 없다고 박 대표 체제를 유지한다면 10월 재·보선에서도 희망이 없다”면서 “조기전당대회 개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양 계파가 치열하게 다투고 있는 상황에서 박 대표를 대신할 만한 카드가 마땅치 않다는 얘기도 적지 않다. 박 대표의 임기는 내년 7월까지다. 10월 재·보선에 출마해 원내 진입을 구상하는 박 대표로서는 신임 원내지도부와 결속해 현 체제를 그대로 끌고 가려는 구상을 하고 있는 듯하다. 그는 당을 쇄신하자는 목소리를 부분적으로 수용하면서도 현 체제를 이끌어 나갈 것으로 보인다. 박 대표의 한 측근은 “안상수 신임 원내대표의 선출을 계기로 당 운영에서 당청이나 당 지도부 내의 엇박자가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 박근혜 전 대표
비주류 한계 확인… 향후 행보 주목
■ 이재오 전 의원
친박계의 집중 견제 부담은 여전
■ 박희태 대표
계파갈등만 커져 리더십 상처